환율이 오후 들어 1,296.20∼1,297.20원의 범위에서만 등락하고 있다. 철저히 위아래로 봉쇄당한 채 환율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불확실한 전망을 대변하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24분 현재 지난 금요일보다 2.20원 오른 1,296.20원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주가의 하염없는 폭락세와 1,000억원을 넘어선 외국인의 주식순매도에도 1,297원 돌파는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1,296원선은 달러/엔이 125.50엔대를 지지하면서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 시장 수급도 어느 한쪽으로 몰리지 않고 있다. 물량 부담에 대한 인식은 수면아래 강하게 잠복해 있는 가운데 1,297원선에서는 네고물량 등이, 1,296원 아래서는 결제수요가 버티고 있다. 상승과 하락 두 방향을 이끄는 요인들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 쪽으로 구멍이 뚫릴 경우 축적된 에너지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당분간 외부변수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 한때 125.60엔대를 잠시 거치긴 했으나 대부분 125.50엔대에서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장세는 완연하나 추가 하락이나 상승 기운이 엿보이지 않고 있다. 달러/원의 움직임에 제동을 건 가장 큰 요인. 지난 금요일에 이어 1,000억원이 넘는 주식순매도를 기록한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810억원, 63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환율 하락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역송금수요로 환율 상승 요인이 될 전망이다. 국내 주가도 뉴욕 증시의 급락을 따라 18.54포인트, 3.20%나 급락하며 560에 마감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지난 토요일 네고물량이 얹혀 위쪽으로는 확실히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오늘 거래범위는 이미 다 경험한 것으로 보이며 마감때까지 큰 폭의 변동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심리적으로 시장 주변 여건이 크게 악화돼 사자(롱)마인드가 조금씩 강해지고 있으나 런던이나 뉴욕장에서 이를 털어내 버릴 가능성이 많다"며 "당분간 외부변수에서 쇼크가 있지 않는 이상에는 방향을 잡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은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96.50원에 거래를 재개했다. 개장 직후 힘겹게 오름세를 타면서 1,297.20원까지 올라서기도 했지만 추가 상승은 번번히 좌절돼 주로 1,296원선 후반에서 거래됐다. 오후 3시를 넘으면서 물량에 다소 되밀리는 양상을 보이며 1,296.20원까지 도달했으나 주가폭락,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 등으로 하락도 제한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