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와 동유럽 신흥시장국들의 통화가치가 폭락하고 미국증시는 연일 급락, 국제금융 불안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데도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7개국(G7) 재무장관들은 경기침체 및 금융시장 불안을 상대방 탓으로 돌리면서 구체적인 경기회복 방안을 도출해 내지 못했다. 지난 6일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경제위기설이 고조되자 브라질 헝가리 폴란드 필리핀 등 신흥시장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아르헨티나가 외채를 갚지 못하는 국가부도(디폴트) 사태에 직면하고 고정환율제를 포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돼 중남미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브라질의 레알화는 이날 하루 사이에 3% 급락한 달러당 2.55레알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멕시코 주가는 2% 안팎씩 떨어졌다. 유럽에서는 터키 금융위기설이 재차 불거져 나와 같은 신흥시장권인 헝가리 폴란드의 통화가치가 급락했다. 폴란드의 즐로티화가 달러화에 대해 4% 빠지고 헝가리의 포린트화 가치는 3.2% 하락했다. 동남아 통화들도 정국불안과 경기침체로 인해 연일 하락, 필리핀 페소화 가치의 경우 최근 달러당 53페소대로 추락, 사상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미 기업들의 실적악화 및 실업률 상승으로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지난 주말 나스닥지수는 75.95포인트(3.65%) 떨어진 2,000.16에 마감해 2,000선을 위협했다. 다우지수도 2백27.18포인트(2.2%) 빠진 10,252.68에 폐장돼 10,000선이 위태로워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금융불안과 미 주가 급락 등으로 이번주에 신흥시장의 금융불안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