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달러/엔 환율을 애써 무시하면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주변 여건은 환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물량 부담이 원화를 떠받치고 있다. 큰 폭의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제한적인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물량 부담을 안고 있다는 인식으로 엔화의 움직임에 뚜렷하게 둔감한 모습을 보이며 오전 10시 37분 현재 전날보다 1.10원 낮은 1,295.50원을 기록중이다. 원화와 엔화간의 지난해 말부터 지속돼 온 동거생활이 청산작업에 들어가고 있는 셈. 오래 잡았던 두 손을 떼고 각자의 길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시장은 물량 부담을 가지고 있지만 업체 동향은 거의 없는 모습이다. 이날 역내의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매도물량이 나오고 있으나 역외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전날보다 0.60원 낮은 1,296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96.50원까지 낙폭을 줄인 뒤 되밀려 1,294.80원까지 저점을 찍었다. 전날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엔화 약세를 반영하지 않고 1,297.50/1,299원에 마감된 것을 반영했다. 이후 환율은 1,295원선으로 소폭 되올라 거래되면서 눈치를 보고 있다. 국내외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데다 외국인이 순매도 규모를 늘리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달러화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원화에는 부정적인 영향도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75억원, 3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달러/엔 환율은 125.69/125.79엔에 거래되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달러/엔은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6월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 비제조업지수가 52.1로 전달 46.6보다 크게 상회한데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 가능성으로 3개월중 최고치인 125.80엔까지 오른 끝에 125.76엔으로 마감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소폭 내려앉기는 했으나 닛케이지수가 2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하방경직성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로/달러가 미국 경제지표 호전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고수 소식으로 뉴욕장에서 8개월중 최저치인 83.67센트로 마친데 이어 이날 83.50센트까지 내려서 최저치 경신 행진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수급쪽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돌았다"며 "지난번 1,270∼1,280원까지 내려섰을 때는 보유물량을 가지고 버티더니 적극적으로 롱처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가가 10포인트 가량 빠지고 전 세계적인 달러강세에도 불구 '독야청정' 원화만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오늘 거래범위는 1,294∼1,296원으로 위아래 제한될 것"으로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업체 동향이 거의 없으며 달러/엔 상승폭에 비해 제한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원-엔 비율이 10.30에서 더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