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TV 프로그램을 통해 세간에 알려져 화제가 됐던 '산골소녀 영자'와 올해초 강도사건으로 숨진 아버지 이원연(51)씨가 쓴 시들이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도서출판 신풍에서 출간된「영자야, 산으로 돌아가자」. 128쪽 분량의 시집에는 강원도 삼척 산골에서 자연과 벗하며 사는 즐거움, 딸이 서울로 간 뒤 혼자 남은 외로움, 딸의 장래에 대한 걱정 등을 그린 아버지의 작품이 소개됐다.


또 산중 자연풍경의 묘사와 아버지와 함께한 일상, 조금씩 싹트는 사춘기 소녀의 사랑 감정 등을 노래한 영자양의 시가 실렸다.


영자(18)양 이야기를 방송에서 보고 이들 가족과 인연을 맺게 됐다는 신풍의 김기은 대표에 따르면 아버지 이씨는 외딴 산중에 살면서도 평소「사서오경」「주역」등을 공부하고 틈틈이 시를 쓰는 등 나름대로 세상 보는 눈을 지닌 사람이었다는 것.


이씨가 지난 2월 피살되기 전 여러 차례 그의 집을 찾았다는 김 대표는 생전의 이씨가 주역 공부를 근거로 미래를 점치곤 했는데 "나는 올초 고비를 맞고, 만약 내가 죽으면 영자는 독수공방할 팔자"라고 미래를 예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딸과 함께 시집을 내는 게 평생 소원이라는 이씨로부터 원고를 넘겨 받아 출간을 준비하던 중 사고가 났다"면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뜬 고인과 최근 불교에 귀의한 영자양에게 시집 출간이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