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의 영향력을 흡수한 환율이 1,200원대로 재진입했다. 그러나 장중 흐름은 달러/엔 환율 동향과 무게중심이 쏠리지 않는 수급상황으로 꽉 막힌 흐름이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60원 낮은 1,296.40원에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거래가 대부분 1,296∼1,297원에서 이뤄졌다. 달러/엔이 123엔대로 내려선 것이 1,200원대로 내려서는 빌미를 제공했으나 장중에는 두 통화 모두 방향성이 없다. 개장초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매도물량 처분으로 1,296.10원까지 급하게 내려선 이후 수급 공방은 크게 일어나지 않고 있다. 업체들도 실수가 거의 없는 상황.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초반에 거래가 많았던 외에 한산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며 "변동성이 줄면 업체도 거래에 참여해봤자 수수료 건지기도 어려워 실수가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급물량이 충분치 않아 아래쪽으로 밀 여력도 없는 상황이고 달러/엔의 반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위쪽으로도 힘겹다"며 "오후에는 변동성이 더 줄어들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수급상황은 어느 한쪽으로 몰림없이 적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월 네고물량과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에 따른 물량 부담감이 상존하고 있는 반면 1,296원선 초반에서는 저가인식 결제수요가 따라주고 있다. 정유사가 지난달 말 결제수요에 적극 나선 바 있어 큰 규모의 매수는 없는 형편이다. 달러/엔 환율은 125엔 상향 돌파에 실패한 이후 내림세를 이으며 이 시각 현재 123.90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124엔 상향돌파를 노리고 있으나 쉽지 않다. 전날 일본은행(BOJ)에서 발표한 단기경기관측(단칸)지수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인식하에 뉴욕장에서 달러/엔은 124.29엔에 마감한 바 있다. 오전중 일본 고이즈미 총리가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경기 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담하고 유연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의식적으로 엔화 약세를 유도할 의도는 없다"고 말해 엔화를 지지했다. 그의 발언에 힘입어 달러/엔은 124엔을 뚫고 내려섰으며 한때 123.60엔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3일 뉴욕장은 4일 독립기념일에 따른 휴장을 앞두고 오전장만 열려 달러/엔은 진폭이 좁은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현재 거래소에서 8억원의 매도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7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지난 이틀간의 순매수기조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규모가 적어 환율 흐름과는 무관하다. 환율은 123엔대로 강화된 엔화에 힘입어 전날보다 2원 낮은 1,299원으로 출발했다. 개장 직후 낙폭을 키우며 1,296.10원까지 가라앉은 환율은 저가매수와 은행권의 달러되사기로 1,297.60원까지 도달했으나 이내 1,296원선으로 되밀렸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