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라오닝성의 최대 도시 선양에 있는 삼보컴퓨터 현지 공장. 지난 99년 설립된 이 공장은 지난해 80만대의 컴퓨터와 81만대의 메인보드를 수출해 3억2천9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삼보 선양공장의 이같은 성과는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삼보컴퓨터의 기술력이 결합해 이뤄낸 결과물이지만 또하나 곁으로 드러나지 않은 공로자가 숨어 있다. 바로 중국에 함께 진출한 협력업체들이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99년 처음 중국에 공장을 세울때 협력업체 세 곳과 함께 들어왔다. 선양공장에서 자동차로 불과 5~10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일산일렉콤과 연일전자,영승이 바로 그들이다. 삼보컴퓨터는 이들로부터 부품을 납품받아 컴퓨터를 생산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선양공장 설립 초기단계부터 이들 세 회사와 공동진출을 추진했다. 중국 공략에 성공하려면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와 축적된 노하우가 있는 협력업체와의 동반진출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협력업체들도 삼보의 제의에 전격적 찬성을 표시했다. 협력업체 입장으론 단독으로 중국에 진출할 경우 감수해야할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규모가 비교적 작은 부품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어렵사리 중국에 공장을 세웠다고해도 구매자를 찾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실제로 일산일렉콤은 지난 1988년 단독으로 중국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삼보컴퓨터와 함께 중국에 진출할 경우 처음부터 안정적인 공급처를 갖게 되는 것이다. 삼보컴퓨터와 협력업체 모두에게 유리한 "윈-윈 전략"이다. 삼보컴퓨터 선양공장의 이윤식 총경리(현지법인장)는 "현재 중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협력업체가 20여개에 달하고 이 가운데 연내 2개가 새롭게 들어올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내에 삼보컴퓨터를 중심으로 컴퓨터단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보컴퓨터 선양공장의 성공은 중국에 진출하려는 IT(정보기술)업체들이 한번쯤 되새겨볼만한 모범 사례로 보인다. 선양(중국)=김경근 IT부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