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카드회사인 비자가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칩카드로 바꾸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위·변조를 방지하고 다양한 부가기능을 첨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자의 칩카드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비자아시아·태평양의 라지브 카푸르(45)수석부사장은 "한국시장에 맞는 교통카드 겸용의 값싼 콤비형 신용카드를 올 연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콤비카드란 카드리더기에 집어넣어 인식하는 '접촉식'과 버스카드처럼 스치고 지나가면서 인식하는 '비접촉식'이 모두 가능한 카드를 말한다. 비자는 현재 8달러선인 콤비 칩카드 가격을 4달러50센트로 대폭 낮춰 보급할 예정이다. 이 카드는 호환성이 뛰어난 개방형(오픈 플랫폼)이어서 이미 2천만장이 보급된 교통카드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카푸르 부사장은 "한국은 신용카드시장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앞으로 새로 나오는 칩카드 상품은 항상 한국에서 먼저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에 칩카드를 보급하기 위해 여러가지 인센티브제도를 구상중이라고 말했다. 칩카드 인프라구축이나 카드발급을 위한 재정지원 등 다양한 방식이 동원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같은 지원을 통해 2006년까지 한국의 모든 비자카드를 칩카드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은 2008년까지,전세계적으로는 2010년까지 칩카드 보급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칩카드는 개인의 사정에 맞는 맞춤카드 발급을 가능케 할 것"이라면서도 "한 카드에 모든 기능을 담기보다 2∼3장의 카드에 나눠 담는 형태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카푸르 부사장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칩카드 발전과 칩카드가 가져올 발전상도 어디까지 진보할지 섣불리 예상하기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들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미래에 대비하는 정부의 리더십에 감탄할 때가 많다"며 "한국시장은 비자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