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위기의 혹독함과 그 원인에 대한 규명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아시아 지역이 새로운 세기에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를 제시해 주는 책은 흔하지 않다. 행정관료를 거쳐 우리나라 재계의 본산인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몸담고 있는 정태승 전무가 세계적인 외환전문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칼럼 핸더슨의 저서 '아시아의 여명(ASIAN DAWN)'(FKI미디어,1만원)을 번역했다. 이 책은 아시아의 미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담은 보고서다. 아시아 경제위기의 원인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시아 경제의 향후 전망과 투자기회 등을 분석하면서 자본시장 규제완화 등 아시아 경제의 과제까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경제위기의 혹독함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이 빠른 회복을 일궈낼 수 있었던 이유,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바를 살펴보며 동시에 기업 및 투자자들이 이러한 새로운 미래를 잘 활용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에 대해 해답을 제시해 준다. '아시아의 여명'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저자는 아시아의 장래를 밝게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이 위기 이후 매우 적절하게 대처하여 아시아 경제의 회복을 견인하고 있으며 향후 전망도 매우 밝다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이 책이 쓰여진 시기가 한국경제가 한창 순조롭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던 1999년말부터 2000년초여서 어느 정도 낙관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이기는 하지만…. 지난날의 쓰라린 경험으로부터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다면 그 경험은 한낱 도로(徒勞)에 불과할 것이다. IMF관리체제는 외형적인 성장가도를 질주하는 데만 몰두함으로써 유발된 우리 경제의 환부를 철저하게 도려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우리는 아직도 남아 있는 이 기회를 결코 그대로 흘려보내서는 안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겪은 위기로부터 값진 교훈을 끌어내는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구현 연세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