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資봇물 환율관리 '비상' .. '하반기 수급 전망.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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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기조에다 하반기 이후 기업들의 외자유치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외환수급에 있어 상당한 규모의 공급과잉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대규모 외자공급은 우선 원화가치가 엔화가치에 좌우되는 추세를 방지해주는 측면이 있다.
또 외자유입으로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20∼30원 정도 떨어진다 하더라도 수출 경쟁력에 있어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갈수록 수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물가수준도 높은 지금의 경제구조에서 이같은 외자유입을 수용할 수 있는 정책적인 여유가 적다는 점이다.
게다가 엔화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고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헤지펀드들의 활동을 감안하면 보다 신중한 외환관리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 하반기 이후의 외화수급 전망 =지난주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의 경상수지흑자 규모는 59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수정전망치를 내놓았다.
6월말 이후 국내기업들의 외자도입분은 확정된 것만 하더라도 약 40억달러 규모다.
현재 계획중인 외자도입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경우 그 규모는 최대 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중시하는 국제투자자들의 성향을 감안하면 하반기 들어서도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지속적인 순유입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 확정된 외자유치분과 경상수지흑자만 고려해도 외화유입규모는 1백억달러에 이르는 셈이다.
◇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일반적으로 외화공급은 환율하락과 국내통화공급을 통해 흡수된다.
문제는 올 하반기 이후 거시경제안정을 위해 수출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이미 5%를 넘고 있는 점이다.
이같은 여건에서 외화의 공급과잉을 흡수할 수 있는 정책여지는 매우 제한적이다.
올 하반기에 예상되는 외화공급 물량을 물가보다 국민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환율로 흡수할 경우 올해말 환율이 1천2백원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 외환시장은 10억달러의 외화가 유입되면 약 10원 정도 환율이 떨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헤지펀드 자문업체인 헤네시 그룹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투자원금 규모는 4천80억달러에 달해 이미 러시아 모라토리엄 이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외여건과 관계없이 원화 환율이 일방적으로 떨어질 경우 많은 부작용이 예상된다.
게다가 앞으로도 엔화가치는 계속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국내기업들이 조달한 달러로 외화부채를 상환하거나 해외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정책적인 유인(誘因)을 제공해야 한다.
동시에 정책당국의 통제가 가능한 공기업 외자유치는 한순간에 몰리지 않도록 도입시기를 조절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국내기업들도 하반기 들어서는 환율이 급등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환리스크 관리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