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길에 오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24일 중간 기착지인 런던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미첼 보고서 이행방안 등 중동평화 정착안에 관해 협의했다. 샤론 총리는 회담후 이스라엘의 미첼 보고서 이행의지를 거듭 밝히면서도 "평화를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아라파트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완전한 폭력 종식 없이는 평화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샤론 총리는 블레어 총리와의 회담에서 미첼 보고서가 촉구하고 있는 "냉각기간"이 아직 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회담은 아직 이뤄질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고위 관리는 샤론 총리가 지난 13일 휴전 선언후에도 계속돼온 팔레스타인측 테러를 비난하면서도 이스라엘이 미첼 보고서를 이행할 의사가 있음을 블레어 총리에게 확인시켰다고 전했다. 블레어 총리는 회담에서 "양측에 훈계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이스라엘은 평화진척을 위해 지금보다 분명히 진전해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총리실 대변인이 밝혔다. 샤론 총리의 이번 영국 경유에 앞서 지난주 BBC방송이 82년 레바논 팔레스타인난민캠프 학살사건의 샤론 총리 연루설을 시사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바람에 양측 관계가 다소 껄끄러울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날 회담 분위기는 상당히 건설적이었다고 양측 관리들이 평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한 고위 관리는 "BBC의 기획보도는 반 유대주의적이고 편향적인 시각으로 가득차 있다"고 거듭 비난했다. 한편 요르단의 알리 벤 후세인 왕자는 이날 암만에서 윌리엄 번스 미국 중동특사와 만난 뒤 미첼 보고서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 이행을 위한 '투명한 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해외 체류중인 압둘라 2세 국왕을 대신해 번스 특사를 만난 알리 왕자는 "이스라엘은 보고서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며 협상재개를 위한 바람직한 여건 조성을 위해 협상의제는 안보문제로 국한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페트라 통신이 보도했다. 번스 특사는 앞서 이집트를 방문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도 회담을 갖고 중동평화 과정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차지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런던.암만 AP.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