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사흘째 약세를 보이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80선 마저 내줬다. 지수가 80선을 밑돌기는 지난 11일 이후 7거래일만에 처음이다. 코스닥시장은 정보기술(IT) 기업의 잇단 실적 경고로 인한 뉴욕증시의 혼조세를 바라보며 지지력이 풀린 모습이었다. 간밤 나스닥지수는 여드레만에 하락 사슬을 끊긴 했지만 보합권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코스닥시장에 고조됐던 '오라클 효과' 기대가 실망으로 급반전하며 실망매물이 쏟아졌다. 구조조정 모멘텀이 하이닉스 반도체의 DR 발행 이후 소강 국면에 접어드는 등 재료를 찾기 힘들어지면서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파가 늘었고 거래량은 전날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류용석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박스권이 80~85에서 75~80으로 한 계단 하향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나스닥시장이 전날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오라클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해석을 내리지 않았던 것이 이날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 IT 부문에서 경기 회복 및 기업 실적 호전에 대한 뚜렷한 시그널이 나오지 전까지 박스권 탈출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20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10 포인트, 2.74% 하락한 78.83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적은 3억1,040만주, 1조5,253억원이 거래됐다. 코스닥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2.40포인트, 2.49% 떨어진 94.05를 기록했다. 개인이 112억원 순매수하며 사흘째 매수우위를 기록했고 외국인도 하루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서며 61억원 어치 순매수 했다. 반면 기관은 투신이 115억원 순매도 하는 등 모두 173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국민카드와 옥션만 상승세를 유지했을 뿐 대부분 종목이 내리막을 걸었다. 전체적으로 약세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시세가 분출돼 눈길을 끌었다. 등록 이틀째를 맞은 인바이오넷이 또 다시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동양반도체는 뚜렷한 이유 없이 나흘째 가격 제한폭을 채웠다. 그러나 다른 생명공학주나 반도체 장비 관련주로는 매기를 확산하지 못하는 나홀로 상승세였다. 좋은사람들도 전날 조정을 끊고 또 다시 상한가에 진입했다. 그러나 또 다른 실적 호전주로 여겨지던 국순당은 하락 반전하며 약보합권에서 장을 마감했다. 삼천당제약은 간경화 치료제 개발 발표로 전날보다 6.87% 급등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업만 0.55% 올랐고 벤처업, 유통서비스업, 건설업, 제조업 등은 2~3% 하락했다. 내린 종목이 474개로 오른 종목 117개를 크게 앞질렀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