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의 박사 여동생이 30년전 오빠처럼 노동현장에서 평범한 노동자로 일하고 있어 화제다. 지난 4월말 영국에서 노동학 박사학위를 얻어 귀국한 전순옥(47)씨는 지난달말부터 서울의 한 영세 의류공장에 취직해서 옷감을 자르고 다듬는 '시다' 일을 하고있다. 박사학위 논문의 탁월함을 인정받아 영국 카디프대학에서 제안한 전임교수직까지 마다한 전씨가 이처럼 힘든 일을 찾은 이유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실태에 대한 현장연구를 위해서다. 그간 눈부신 경제성장에도 불구, 중소기업.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현실은 자신이 봉제공장 여공으로 일했던 70년대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전씨는 19일 "앞으로 5년 가량 여러 영세사업장에서 일을 하고 발로 뛰어다니며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노동조건.고용문제 등을 연구하고 정책적 대안까지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