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은 현지 주민과 환경운동가 등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18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푸에르토리코의 비에케스 섬에서 말썽 많은 폭격훈련을 재개했다. 미 해군측은 항공모함 USS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 소속된 F-14, F-18 및 E-6 제트 전투기가 이번 훈련에 참가했다면서 훈련은 30일까지 계속된다고 말했다. 해군측은 적어도 17명이 폭격 사정(射程) 지역 내 진입을 시도했으나 모두 체포됐다면서 시위자들이 사정지역으로 뚫고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위대를 이끌고 있는 이스마엘 구아달루페는 자신의 아들을 포함, 30여명이 사정지역에 진입했다면서 이들은 현지에서 인간띠를 만든 채 항의시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전 미 해군의 사격훈련이 몇 시간 정도 지연되자 미 해군이 훈련을 포기한 것으로 판단하기도 했으나 미 해군은 오후 들어 훈련을 시작했다. 비에케스 사격장에서는 지난 4월말 훈련할 때에도 180여명의 시위대가 사정지역진입을 시도하다 체포되는 등 현지주민과 환경운동가 등의 항의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조지 W.부시 대통령은 지난주 비에케스 섬 폭격훈련을 오는 2003년 3월 종결할 것이라고 밝혔고, 공화당의 폭격훈련 반대자들은 비에케스 섬 파괴는 미국의 전투대비태세에 손상을 입히고 다른 미군 기지에 대한 도전을 부추길 것이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부시 대통령은 해군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위한 다른 장소를 찾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면서 비에케스 섬은 그곳에서의 훈련을종결하라는 현지인들의 요구 때문에 군사훈련장으로서 효과가 감소됐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은 2년여 전 훈련 폭격의 실수로 민간인 경비원 한 사람이 사망한 이후 폭격훈련을 중지시키기 위해 항의시위와 시민 불복종운동을 전개해온 폭격훈련 저지 운동가들의 승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비에케스 섬에서의 폭격훈련 종결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계속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산후안 AFP=연합뉴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