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이 해방 후 처음으로 사직단(社稷壇)에서 봉행한 기우제 직후 단비가 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재단법인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 총본부, 사직대제보존회는 지난 16일 서울 사직공원내 사직단에서 이해문 성균관 유도회 총본부장을 제주(祭主)로 강우(降雨)를 비는 기우제를 열었다. 성균관이 조선시대 왕실의 전례에 따라 전국 규모의 기우제를 봉행하기는 해방후 처음이었다. 기원에 화답하듯 하늘은 다음날인 17일 오후부터 석달째 계속되던 가뭄을 끝내고 경기.강원지방을 중심으로 최고 40㎜ 이상의 단비를 뿌렸다. 기우제는 나라와 민간에서 비오기를 기원해 지내는 제사로, 제주는 왕이나 지방관원, 마을의 장이 맡아 몸을 정결히 하고 식음을 폐한 채 하늘에 제물과 축문을 바치고 죄인을 풀어 주는 선행을 곁들이곤 했다. 지난 16일처럼 토신(土神)과 곡신(穀神)을 모신 사직단에서 나라 차원의 기우제를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조선왕조에서도 세종, 숙종, 정종대왕 당시 등 몇 차례에 불과했다. 유림단체인 성균관유도회 총본부 관계자는 "오랜 기간에 걸쳐 정성으로 기우제를 준비한 성의를 하늘도 알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