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이색 신탁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말까지 부동산투자신탁 금전채권신탁 등 총 19건의 신탁상품 인가 신청이 들어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2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금감원은 올해 안에 대략 10건의 상품인가 신청이 추가로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내달 시판 예정인 외환은행의 '해외근로자 종합재산관리신탁(가칭)'은 장기해외 체류자가 출국할 때 재산을 맡기면 이를 관리해 주는 상품이다. 때에 따라서는 은행이 신탁자가 직접 챙기기 힘든 경조사도 대신 처리해 준다. 수수료는 대행업무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하나와 조흥은행이 작년에 선보인 '유언신탁'은 재산분쟁 소지가 있거나 상속인의 나이가 어릴 경우 은행에 재산을 맡겨 놓으면 은행이 피상속인의 유언장에 따라 재산을 관리해 주는 상품이다. 아직 홍보가 안돼 판매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두 은행 모두 전체 신탁금액의 1∼1.5%를 수수료로 받는다. 하나은행이 기획중인 아트신탁은 고가미술품 등을 맡아 관리해 준다. 현재 금융감독원이 상품 인가를 검토중이며 시판될 경우 골동품이나 고미술품에 투자하는 부유층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높은 인기를 끄는 것은 부동산신탁상품이다. 고객돈을 모아 아파트 개발사업등에 투자해 수익을 배당해 주는 이 상품은 없어서 못팔 정도다. 국민은행은 작년 7월 처음 부동산투자신탁을 선보인데 이어 지금까지 6호째 판매중이지만 모두 발매한 지 몇분만에 매진됐다. 금전신탁에 비해 안전하면서 정기예금 금리보다 1.5∼2%포인트 정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흥 한빛 하나 한미은행등도 판매중이며 5월말 현재 총 수탁액이 3천1백억원에 이른다. 이병화 금감원 신탁감독팀장은 "신탁상품의 경우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의 수익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