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두사람 간 첫번째 정상회담을 위해 16일 회담장인 슬로베니아의수도 류블랴나로 각각 향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폴란드 국빈방문을 마친 뒤 예정보다 50분 일찍 류블랴나로 향했으며, 푸틴 대통령 역시 이날 오전 크렘린에서 각료들과 대통령 행정실(크렘린) 간부, 그리고 이른바 무력부처 관계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한 뒤류블랴나로 향했다. 푸틴은 앞서 15일 상하이에서 귀국한 뒤,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장래의 국제 안보 구조를 규정하는데 있어서 단일한 입장을 마련하기 위한 과정이 시작되기를 기대한다"고 지적, 러시아가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복원하겠다는 의도를 과시했다.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회담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2∼3시간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확대 등 이견이 팽팽한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스크바의 한 고위 소식통은 16일 이타르 타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안정화 문제에 대한 총체적이며 개념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우리는 이번 회담에서 전문가들이 다뤄야할 예민한 사안들을 논의한다는 목표는 세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 문제에 대한 대화가 경쟁자가 아니라 이해 당사자 간에 이뤄진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면서, "누구도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대립하기 위해 류블랴나를 향하는 것이 아닌 만큼 이번 회동 결과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두 정상은 "대화를 시작해 양국이 당면한 일부 현안을 해결하고, 국제문제와 양국간 문제에서의 작업방향을 규정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라면서 이번 회담을 성격을 규정한 뒤, "미국과 러시아는 직접 대화를 해야하며, 양국은 그동안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이번 정상회담이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의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고 두나라가 대화의 길로 나서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 뒤, "비록 냉전시대의 산물이라할지라도 과거에 이룩된 긍적적인 부분들을 모두 내던져버리고 백지에서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외교는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했다고해서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할 류블랴나의 브르도성(城)은 지난 1446년 건축된 것으로 류블랴나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스키 등으로 유명한 관광명소다. 이곳은 옛 유고 지도자 이오시프 티토가 선호한 휴양지 가운데 한곳이며 그동안미하일 고르바초프 초대이자 마지막 소련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교황바오로 2세, 위리엄 찰스 영국 황태자,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등이 다녀갔다. 푸틴이 잠시 묶게될 브르도성(城) 내 디럭스 룸의 하루 숙박료는 770달러라고러시아 언론은 전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지일우특파원 ciw@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