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순(金容淳)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 전금진(全今振) 내각 참사, 아니면 제3의 인물? 지난 3월 임동원(林東源) 통일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정부가 북측에 보낸 두 차례 전화통지문의 수취인이 서로 달라 임 장관의 북측 상대역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임 장관은 지난 4일 북한 상선의 제주해협 통과를 항의하는 전통문을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 앞으로 전달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15일 정상회담 1주년을 축하하는 전통문의 경우 이름을 밝히지 않은채 남측의 장관급회담 수석대표가 북측의 장관급회담 대표단장 앞으로 보내는 형식을 택했다. 당시 민간급 아태평화위의 김용순 위원장 앞으로 전통문을 발송한 까닭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들은 "베를린 선언을 북측에 보낼 때도 김용순 위원장 앞으로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전통문이 장관급회담 북측 대표단장 앞으로 수신인을 지정한 것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들은 "장관급회담이 6.15공동선언의 이행기구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전통문을 보내면서 이례적으로 발신인과 수취인의 이름을 명기하지 않은 것은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임 장관의 격에 맞춰 북측 장관급회담 대표단장이 교체됐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작년 6월 국정원장이었던 임 통일장관은 대통령 특보 자격으로 정상회담에 수행했고 북측의 김용순 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막후에서 조정 역할을 맡았다. 특히 임 장관은 작년 정상회담 전 비밀리에 방북해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용순 위원장과 만나 사전 조율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인연으로 인해 작년 9월 김용순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임 장관은 국정원장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까지 날아가 밤늦게까지 남북간 현안을 놓고담판을 벌였을 정도이다. 하지만 현재 북측 장관급회담 대표단장인 전금진 내각 참사는 98년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차관, 99년 김보현 총리 특보의 대화 상대였고 작년 장관급회담에서 박재규(朴在圭) 전 통일부 장관의 상대역을 맡았다. 결국 임 장관의 위치와 장관급 회담의 성격을 고려해 북측에서도 김용순 위원장정도가 나와야 한다 것이 통일부측의 생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제는 연락채널과 대화 상대방을 단일화해 남북관계를 고정된 틀속에서 작동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확실한 의사소통로의 확보가 이뤄져야 남북관계의 정상화도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