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자본금 7백30억원)이 실적호전이라는 '돛'을 달고 순항중이다. 장기 횡보국면에서 벗어나 최근 주가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은 1·4분기 실적이 알려진 지난 4월말부터다. 5천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단숨에 6천원대로 뜀박질한 뒤 7천∼8천원대의 벽을 잇달아 깨뜨리고 어느새 9천원대로 올라서 있다. 주가에 순풍을 몰고 온 실적호전의 배경은 적극적인 변신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인건비 부담이 많은 선박 수리·개조 전문업체에서 수익성이 좋은 중소형 특수선 건조업체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97년부터 선박건조 부문에서 처음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해 지난 3월말 현재 전체 매출에서 선박건조가 차지하는 비중이 89.0%까지 높아졌다. 선박 건조 부문의 매출액도 지난해 5천억원에서 올해는 8천8백억원 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1·4분기에 선박건조 증가와 환율 상승 등으로 매출(2천3백57억원)과 순이익(75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65%와 1백20% 가량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2003년까지의 선박건조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면서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37.8% 늘어난 1조4백20억원,순이익은 4백58.33% 늘어난 4백6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그룹과의 계열분리 문제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고려산업개발 현대석유화학 등에 투자한 5백억원 가량의 유가증권이 부실화돼 손실처리될 가능성도 높다. SK증권 김용수 애널리스트는 "연내 현대그룹과 계열분리돼 현대중공업 계열로 편입되면 기업투명성이 훨씬 높아져 주가가 추가 상승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