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이 외국계 기업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서현역 주변에는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이 최근 잇따라 들어서는 추세다. 미국계 패밀리레스토랑인 TGI Friday's가 지난달 서현동지점을 오픈한데 이어 베니건스도 이달중 이 주변에 지점을 열 계획이다. 스위스계 패밀리 레스토랑인 마르쉐는 97년 역삼점에 이어 두번째로 서현역에 일찌감치 지점을 만들어 분당에 진출했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BMW코리아도 지난달 분당구 정자동에 전시장을 오픈했다. 회사 관계자는 "분당점은 수원 송파에 이어 서울 바깥 동남쪽을 연계하는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다임러크라이슬러도 지난 2월 수입자동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수내동 근처에 전시장을 개설했다. 분당에 외국계 사업장이 몰리는 이유는 중산층 고학력자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 업계에 따르면 분당 주민들은 소득과 소비 수준이 높고 외국계 회사에 대한 거부감이 비교적 작아 신도시 및 지방 진출의 교두보로 외국계 회사들이 분당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분당에서 외국계 회사가 성공한 예로는 미국계 씨티은행과 영국계 은행 HSBC가 꼽힌다. HSBC가 지난해 8월 서현역 앞에 분당점을 개설하자 씨티은행은 한달만에 마주보는 위치에 지점을 만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두 은행 모두 현재 기대이상의 수신고를 올리고 있다. HSBC 분당점은 개점 3년째인 압구정이나 삼성점에 비해 개장기간이 9개월밖에 안되는데다 지점크기도 80%에 불과하지만 수신고는 벌써 절반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HSBC 관계자는 "지역주민의 평균학력이 높아 외국계회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회사들이 분당진출에 잇따라 성공함에 따라 새로운 개념의 사업체도 등장했다. 두피모발관리 전문업체인 영국 스벤슨은 11일 분당에 스벤슨코리아 6호 직영점을 개설했다. 김숙자 사장은 "최근 여성 탈모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중산층 이상 여성 주부 고객 층이 두터운 분당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분당의 백화점 할인점 모델하우스 등과 다양한 공동프로모션을 전개해 이름 알리기에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