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4일 청와대에서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소장파의 정풍운동으로 제기된 당내 갈등을 봉합했다.


낮 12시10분부터 오후 2시40분까지 2시간30분에 걸쳐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김 대통령은 당 역할의 강화와 '선 제도개혁 후 인사쇄신'의 구상을 내비쳤다.


특히 김 대통령이 회의에서 △최고위원회의에 대한 심의권 부여 △청와대 회의 정례화 △소속의원 및 특보단,원외지구당 위원장과 수시 접촉을 강조한 것은 언로확대를 통해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반면 김 대통령은 인사문제에 관한 한 '수용'이란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구체적 구상에 대한 입장을 유보한 것은 제도개선후 새로운 제도에 맞는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음은 최고위원회의 발언록.



◇김기재=국정추진과정에서 해당장관들을 그때그때 책임을 물으면

문제가 해결될텐데 이것들이 쌓여 대통령에 부담을 주는 게 문제다.



◇대통령=당에서 적극적으로 맡아서 해달라.당에서 많은 것을 역할해 달라.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



◇정동영=당을 위한 충정에서,나라가 잘 되기 위해서 그런 발언을 했을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우리가 처음과 같은 자세로 잘해보자는 얘기였다.


총재께 용서를 구할 일은 있다.


면담약속 문제로 심려끼쳐 죄송하나 사실관계는 많이 다르다.


어쨌든 이런 문제로 심려를 끼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겠다.


소장파들의 움직임은 당과 대통령의 지지를 어떻게 하면 되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충정에서 나온 것이다.


민심회복을 위해 인사개편이 이 시점에서 나와야 한다.


노벨상 수상을 위해 출국할 때 말씀하신대로 국정개혁을 국민들은 기다려왔다.



◇김근태=큰 결단 내려야 한다.


개혁추진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인사문제도 있고 지역주의,언론으로 인한 문제도 있다.


대통령께서 결단해 쇄신해야 한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



◇대통령=나도 충분히 알고 있다.



◇김기재=소장파 행동에 대해 나무라지 않았다.



◇대통령=좋은 얘기를 해줬고 진지하게 당내에서 토론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런 일 없으면 좋겠다.


토론을 거쳐 그런 일을 걸러달라.



◇이인제=국정운용의 방향과 틀은 대통령께서 잡은 뒤에 기자회견을 통해 그 방향에 맞는 진용을 갖췄으면 좋겠다.



◇대통령=오는 13일 6·15 1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통해 종합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최고위원들의 얘기 잘 들었다.


대체적으로 제도와 인사문제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얘기가 나온 것 같다.


또 그동안 워크숍에서 나온 소속의원 각자의 발언내용과 최고위원들의 발언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다.


이번 워크숍과 최고위원회의 내용은 애국하고 애당하는 충정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한다.


이 모든 내용들은 앞으로 계속 시간을 갖고 검토해 나갈 것이다.


다만 토론은 앞으로는 당내에서 얘기해야지 밖에서부터 얘기해서 분열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통령으로서 확고한 의지를 갖고 국정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경제를 살리고 남북간 전쟁없는 평화 교류협력 체제를 구축하는데 사심없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자신감을 갖자.역사가 우리를 정당하게 평가하리라고 확신한다.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나가겠다.


최고위원들이 당을 책임지고 운영해 나가기를 바란다.


이재창·김병일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