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주식시장은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말 미국 시장이 반등했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면서 붕괴된 지지선의 회복에는 실패했다. 거래소 시장의 경우 외국인이 사흘째 매도우위를 나타내는 등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상태다. 고객예탁금이 7일 연속 감소하는 등 수급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장을 이끌어온 상승 원동력이 기업실적 개선 등 구체적인 재료보다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투자자들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남아있는 한 급락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상승추세가 꺾였다고 보기 힘든 만큼 추가 반등을 모색하기 위한 "기간조정"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 거래소시장은 580~630선의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시장도 주초 기술적 반등을 보이다 지수 78~83선의 박스권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료점검=지난 주말 미국 나스닥 시장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실업률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 구매자관리협회(NAPM) 지수는 소폭 하락,경기바닥을 단정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따라서 미국 시장의 움직임을 결정할 키워드는 주요 기업들의 2·4분기 실적발표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기업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과 맞물려 미국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미국 시장에서 반도체주가 애널리스트들의 긍정적인 평가로 이틀 연속 상승한 점은 고무적이다. 국내에서도 호재가 될만한 재료는 별로 없다. 외국인은 지난주 1천3백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고객예탁금도 7일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는 점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14일)을 앞두고 5천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매수차익거래잔고는 조정시 프로그램 매물로 청산돼 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우자동차 매각 협상이 시작된데다 현대투신의 외자유치 협상이 본격화되는 등 기업구조조정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투자전략=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조정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숲보다는 나무'를 보는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김석중 교보증권 이사는 "내수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차별화된 실적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는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고 초대형 블루칩이 강세를 보이기 어렵기 때문에 종목별 순환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수출주보다는 내수 관련주,고가주보다는 저가주쪽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