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골프대회가 '뉴 비즈니스'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서던파인스에서 열리고 있는 US여자오픈 골프대회도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지역경제를 살리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었다. 서던파인스는 시골 촌구석이라고 할 정도로 소도시지만 골프장이 1백여개가 넘는 골프휴양지다. 지난 96년에 이어 5년 만에 다시 이 지역에서 열리는 US여자오픈은 지역 경제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 지역의 호텔과 레스토랑,상점 등은 사상 최대의 '대목'을 맞고 있다. 현지언론들은 나흘간의 대회기간 동안 4천만∼6천만달러(약 5백20억∼7백80억원)의 수입이 예상된다고 보도하고 있다. US여자오픈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은 11만∼12만명.더욱이 이들은 일반 관광객보다 20∼25% 정도를 더 쓰고 가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 환영받는 '알짜 손님'이다. US여자오픈 같은 큰 대회가 열리면 각종 컨벤션 및 미팅행사 장소를 물색하고 다니는 '지역 스카우터'들과 유럽의 여행작가들이 몰린다. 이지역 공무원들은 밤늦게까지 남아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요구자료를 만들어주는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한다. 특히 미국의 대기업들은 일종의 '접대 문화'로 주요 거래처 고객들을 초청해 대회를 관람토록 하는데 공무원들은 이때 방문 기업인들과 접촉을 시도해 각종 투자사업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골프대회가 열리면 기껏해야 수백명이 찾아오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하면 부러운 모습이다. 우리는 아직도 골프를 일부 돈있는 사람들의 사치성 운동으로 인식하고 있다. 대회를 치르려 해도 골프장 빌리기가 어렵거니와 대회스폰서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이제 골프인구가 해마다 늘고 있는 우리나라도 정부나 해당 공무원들이 골프를 사치·향락의 소비적인 운동으로 간주해 제재만 하려 하지 말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적인 분야로 여기면 어떨까. 서던파인스(미 노스캐롤라이나주)=한은구 레저스포츠부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