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한때 1백18엔대로 급락(엔화 가치는 급등)했지만 엔화의 근본적인 기조가 약세에서 강세로 전환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엔고(高) 원인이 일본의 경제회복이라는 내부 요소가 아닌 유럽의 경제 불안이라는 외부 요소인 까닭이다.

최근 유럽 경제는 예상보다 더 나쁘다.

유럽 경제의 핵인 독일과 프랑스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물가는 치솟고 있다.

이때문에 이 두 나라가 전체 경제규모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로존(유로화 도입 11개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하의 물가 급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우려로 유로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엔화 가치가 오르고 있는게 지금의 국제외환시장 상황이다.

그러나 엔환율이 떨어지는 엔고 추세가 오래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본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한 엔고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경제불안에 따른 반사적인 엔고인 탓에 엔고 수명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엔고는 단기적인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엔환율이 당분간 달러당 1백20엔선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 산와은행의 가야모토 야스오 외환담당 부사장은 "유로화 가치가 사상 최저였던 작년 10월말의 유로당 0.82달러선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엔화 가치가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는 일본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엔환율이 조만간 달러당 1백15엔까지 내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