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26.미국)에게는 "골프 황제"라는 말이 과장된 수식어가 아니었다.

우즈는 최종일 동료선수한테서 빌린 드라이버를 사용했으며 한 대회에서 이글을 다섯개나 잡았다.

36홀후 선두 마이클 캠벨(뉴질랜드)에게 10타 뒤졌지만 나머지 2라운드에서 캠벨을 오히려 4타차로 따돌렸다.

이틀동안 14타를 역전시킨 것이다.

우즈는 20일밤(한국시간) 독일 하이델베르그의 세인트 레온롯GC(파72)에서 열린 유럽PGA투어 도이체방크 SAP오픈(총상금 약 2백36만달러) 최종일 6언더파 66타를 쳐 4라운드합계 22언더파 2백66타로 우승했다.

우즈는 대회 출전료 2백20만달러(약 28억6천만원)에 우승상금 39만3천달러(약 5억1천만원)를 합해 올시즌 첫 유럽 "원정"경기인 이번 대회에서 34억원을 벌었다.

우즈는 이로써 최근 5개 대회에 나가 3승을 올렸으며 미국과 유럽에서 시즌 4승을 거두었다.

미국투어를 포함,전세계에서 벌써 프로통산 32승째다.

에두아르도에 1타 뒤진채 최종일 경기에 나선 우즈는 1번홀(5백58야드)에서 4.5m이글퍼팅을 성공시켜 단숨에 선두가 됐다.

그러나 캠벨도 첫 4개홀에서 버디 3개를 잡고 우즈와 엎치락뒤치락 선두다툼을 벌였다.

승부의 분수령은 13번홀(3백96야드).

깃대까지 1백75야드를 남긴 우즈가 잠시 클럽선택 문제로 망설였다.

앞바람때문에 6번아이언을 꺼냈던 우즈는 바람이 조금 잔잔해지자 7번아이언으로 바꿔들고 깃대를 향해 볼을 날렸다.

곧이어 그린주위에 몰려있던 갤러리들한테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우즈는 이글을 확인한뒤 캐디 스티브와 "주먹을 마주치는" 특유의 제스처로 이글을 자축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