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투자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은 핵심블루칩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뒤 중장기적으로 보유하는 매매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외국인의 이러한 매매기법에 변화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번 사들이면 의아스러울 정도로 강한 매수에 나섰던 예전과는 달리 시장흐름을 타며 단타에 치중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것.

증권전문가들은 가치투자를 중시해오던 외국인들이 한국시장,특히 주가변동성을 예측할수 없는 코스닥시장에서 연전연패의 수모를 겪으면서 단타쪽으로 시장에 적응하는 것같다고 분석했다.

업종대표주에 대한 중장기 보유자세는 유지하지만 시장의 흐름에 따라 단타도 불사하며 손실을 줄이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파도타기식 매매=지난달 이후 외국인은 한통프리텔을 무차별적으로 사들였다.

한달 보름동안 1천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지분율도 지난달 2일 34.53%에서 35.53%으로 늘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외국인들의 호흡이 짧아졌다는 점이 드러난다.

외국인 지분율이 33.35%로까지 낮춰졌던 지난달 17일 이후 4월 랠리가 시작되면서 집중매수에 나서 보름만인 지난 2일 36.10%로 지분율을 높였다.

이후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4일동안 다시 수백만주를 순매도,지분율이 35.39%로 주저앉았다.

시장흐름을 탄다는 얘기다.

엔씨소프트는 외국인의 단타가 두드러진 사례다.

지난해 말 8%대에 불과하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월2일 20%를 돌파했다.

이후 거의 움직임이 없다가 지난달부터 변화가 생겼다.

4월2일 21.03%에 머물던 지분율이 5월4일에는 25.06%로 늘어났다.

한달동안 꾸준히 사들여 4% 이상 지분을 늘였던 외국인은 이후 불과 3일만에 한달사이 사들였던 엔씨소프트 주식을 팔아치우며 차익을 챙겼다.

최근들어 외국인매수 규모의 40%를 차지했던 하나로통신도 외국인의 사고팔고가 되풀이되며 ''안전운행''에 치중하는 모습이 드러나는 케이스다.

목표로 한 지분율을 확보하되 예전처럼 가격불문하고 사들이기 보다는 되도록 싸게 사는 방식으로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투자패턴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단타종목 추천해주오=심지어 최근에는 외국인이 국내 증권사를 통해 단타 종목을 추천해줄 것을 요청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부침이 심한 코스닥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경험을 되새긴 결과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외국계펀드운용자들의 코스닥종목 문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며 "그들중에는 대놓고 유동성이 풍부하고 이미지도 괜찮은 종목중에서 ''단타'' 거래를 할만한 종목을 추천해 달라는 요구도 심심찮게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 투자전략팀 관계자도 "예전에는 외국인의 문의가 실적호전 업종대표주에 집중됐지만 최근들어서는 종목추천을 부탁하면서 대주주지분 보호예수해제여부,기관투자가 지분보유현황 등 수급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전지식을 세세하게 알아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