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지난달초 1,630선까지 밀리며 2년반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던 나스닥지수가 2,000선을 훌쩍 넘어섰다.

4월의 상승률만도 30%에 가깝다.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았던 기업실적도 지난 1.4분기에 대체로 월가전망치를 상회한 것으로 발표됐다.

더구나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격 추가금리인하는 뉴욕증시에 강한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물론 지속상승에는 복병도 많다.

무엇보다 미경기가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업실적이 그런대로 괜찮다지만 이는 당초 전망치를 대폭 수정한 영향이 크다.

하지만 몇가지 요인들은 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으로 컴백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 1 주가 과대평가 안됐다 =지난 13개월동안의 주가폭락으로 증시거품이 많이 걷혔다.

뉴욕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을 10년 만기 국채와 비교해 보자.

10년만기 국채의 수익률 5.3%를 주가수익비율의 개념으로 계산하면 19가 된다.

이는 S&P 500 지수 산정대상 종목의 평균 주가수익비율인 22와 견줄만 하다.

역사적으로 주식시장의 PER와 채권시장의 승수는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비추면 주가가 채권보다 약간 고평가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채권시장이 랠리를 보이거나 수익전망이 개선되면 주식시장에서도 활발한 매수세가 나타난다.

# 2 주식매수 대기자가 많다 =지금의 주가가 비싸다고 여기면서도 매수종목을 찾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

코넬대학의 찰스 리 금융회계 교수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여전히 5~15% 고평가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는 "기술주들은 아직 고평가 돼있지만 보잉이나 필립모리스 등은 싸고 좋은 주식"이라고 말한다.

# 3 낮은 배당수익률이 기업가치를 높인다 =최근 미기업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3%에 불과하다.

역사적 평균치인 4%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S&P 500 지수에 속한 기업들은 작년에 순익의 32%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는 지난 75년동안 평균치인 57%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S&P 아웃룩의 편집장인 카우프만은 "배당금 대신 유보이익을 쌓아두면 주당순이익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 수익률 바닥쳤다 =지난 1년여동안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수익률이 역사적 평균치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월셔 5000지수의 3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7%인데 비해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2.4%,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3.7%였다.

성장주 경우는 편차가 더욱 심하다.

# 5 비관의 끝이 보인다 =지난해 초 들떴던 월가의 기대감은 그동안 참담한 비관으로 변했다.

하지만 주식은 절망의 절정에서 희망의 싹을 띄운다.

카우프만 편집장은 "월가에 더 나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팽배한 지금이 역설적으로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강조한다.

본격적인 회복세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

주식시장은 여전히 교차로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적색신호가 노란색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 정리=국제부 inter@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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