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1가의 수성성당(주임신부 박원출)엔 담장이 없다.

지난해 7월 성당 옆 건물을 사들여 교육관과 사제관으로 증·개축하면서 성당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2m 높이의 담장을 허물었기 때문이다.

대신 담장이 있던 자리에 대리석 벤치를 설치해 동네사람이나 행인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담장을 허무는 교회나 성당이 부쩍 늘고 있다.

높은 담장을 철거하는 대신 교회나 성당 마당을 작은 공원처럼 꾸며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는 것.

담장만 없어진 것이 아니라 마음의 벽도 허물어져 밀착선교가 이뤄지고 있다.

수성성당의 경우 담장을 없앤 이후 주민들이 성당 주변에서 쉬는 것은 물론 성모상 앞에 멈춰서서 묵상에 잠기기도 한다고 성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원주교구의 동해북평 성당도 지난해 4월 뒷담을 허물어 놀이기구와 잔디밭,등나무 의자,식수대,화장실 등을 갖춘 소공원으로 조성했다.

최근엔 아예 설계단계에서부터 담장을 없애는 성당도 적지 않다.

신축공사가 한창인 서울 문정동 성당이 이런 경우다.

또 신도시 지역인 분당 요한,반월동,병점,수지,태평동,매교동 성당 등도 아예 담장을 만들지 않거나 경계선 일부에만 담을 세워 성당을 개방하고 있다.

개신교계에서도 담장을 허물고 푸른 교회를 만들어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하자는 바람이 일고 있다.

기독환경운동연대(사무총장 김영락 목사)는 교회담장을 허무는 대신 나무울타리를 세우고 교회 안팎과 옥상에 나무를 심어 작은 동산을 만들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