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끊임없이 발전해도 현대인들은 더 높은 수준의 발전을 기대한다.

고도의 문명과 문화 속에서 넉넉하게 살아도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이미 높은 수준의 민주사회에 살면서도 끝없이 자유와 평등,그리고 독립성과 안정을 갈구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본래 만족할 수 없는 존재이며 불만은 발전의 동력인가.

불만과 불안,미움은 문명과 집단생활의 결과인가.

그렇다면 대집단 생활을 피할 수 없는 우리에게 정녕 낙원은 없는가.

여기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기 위해 실증적 근거를 찾고자 하는 집념의 사람들이 많다.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L''evi Straus)와 휴 브로디(Hugh Brody)가 그런 사람이다.

레비 스트로스는 남미 열대 우림의 인디언 삶에서 인간의 원형을 알고자 했다.

반면 휴 브로디는 캐나다와 그린란드 원주민(에스키모의 공식명칭인 이누잇 등)의 삶에서 다른 쪽의 낙원을 찾고자 했다.

''또 하나의 낙원,에덴의 다른 쪽(The Other Side of Eden)''(North Point Press,New York,2001)은 휴 브로디가 30여년간 ''사람들''이라는 뜻의 이누잇과 함께 생활한 결과를 토대로 쓴 책이다.

산 체험을 통해 발견한,가장 자유롭고 평등하며 분수를 넘지 않은 평화로운 인간 원형의 형성을 기록한 인류학 책(서장 외에 6개장으로 구성)이다.

저자는 수렵인인 이누잇에 깊은 애정과 존경심은 물론 그들의 수렵생활에서 잃어버린 낙원(에덴,불국정토)을 발견한 것이다.

반면에 농경 및 공업 사회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견해를 지닌다.

이들 사회는 아무리 문명과 문화를 창조하면서 발전해도 인간들의 끝없는 욕구와 서로간의 결속감 결여 때문에 불만 불안 미움,그리고 서로에 대한 공격성이 계속 증폭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인식했다.

때문에 낙원을 이루고 살던 수렵인이 소멸되면서 참 인간성도 사라진 것이다.

그렇다면 인류를 낙원에서 추방하고 약탈적 소유욕을 증폭시킨 농경 및 산업사회를 극복하고 더 높은 차원의 에덴(낙원)을 건설할 수는 없을까.

믿음과 사랑 그리고 인간의 향기를 되찾기 위한 인류의 지혜는 기대할 수 없을까.

그래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저자가 수렵인에게서 발견한 것처럼 분명 인간의 이마에는 카인의 표적이 달려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또 하나의 낙원,에덴의 다른 쪽''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