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심상치 않다.

수신금리(정기예금)는 연 5%대로 내려 앉았지만 대표적인 시장금리지표인 국고채 수익률은 연중 최고치(채권값은 최저치)를 경신하고있다.

금융시장의 난기류는 채권수급보다는 경기 불확실성과 물가불안이 주요인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리의 가파른 오름세 탓에 경기해법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가파른 금리상승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2월12일 장중 한때 5%선을 밑돌기도 했다.

그러나 2월 한은 총재의 국고채 투자 과열 경고발언, 3월 환율.물가 불안 등을 거치며 순식간에 다시 6%대로 올라섰다.

특히 지난 4일 환율이 연중최고치(1천3백65원20전)로 치솟으면서 국고채 역시 6.70%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환율은 소강상태로 돌아섰지만 금리는 거꾸로 6.72%(24일)까지 뛰었다는 것.

미국의 금리인하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1주일새 0.32%포인트, 두달여만에 1.7%포인트 이상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채 수익률도 지난 2월15일 6.44%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8%대로 올라섰다.

◇ 이유는 뭔가 =최근 금리상승은 금융시장의 체력 저하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수신의 절반(2백90조원)이 만기 6개월이내 단기상품에 몰려 장기채권을 살 여력이 많지 않다.

상반기까진 환율과 물가가 나아질게 없다는 불안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채권시장팀 임경 과장은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올해 세차례 등락과정에서 손해를 본 기관들이 악재에는 민감하고 호재에는 둔감해진 탓"이라고 말했다.

◇ 전망은 =국고채 수익률이 7%에 근접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손절매가 손절매를 부르는 상황이지만 이를 반전시킬 만한 뚜렷한 ''사자'' 세력은 없다.

특히 한은이 물가불안 속에 콜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금리의 하방경직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신용리스크가 여전한데다 이제는 금리리스크까지 추가돼 채권매매가 부담스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이날 주간전망에서 6개월뒤 국고채 수익률을 6.75%(종전 6.0%), 1년뒤 7.0%(종전 6.5%)로 높여 전망했다.

최근의 금리상승이 환율보다는 물가 등 거시경제 전망이 바뀐 탓이기 때문에 이같은 전망치가 바뀌지 않는 한 6%선을 뚫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