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 나온 경기지표들 가운데 "미경제가 바닥을 확인중"임을 보여주는 것들이 적지 않다.

물론 경기침체를 가르키는 지표들도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때 지금 미경제에는 약하지만 뭔가 꿈틀대는 기운이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조심스런 진단이다.

<>늘어나는 희망적인 조짐들=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기업실적악화와 추가감원소식이 빗발쳤지만 나스닥과 다우지수 모두 소폭 올랐다.

악재에 대한 내성이 강해지면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기대감때문이었다.

최근들어 뉴욕증시는 악재에는 둔감한 반면 호재에는 민감하게 반응,경기회복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지난 3월 산업생산이 자동차업계를 중심으로 0.4% 늘었다고 밝혔다.

작년 10월부터 5개월간 지속돼온 감소세에 종지부가 찍힌 것이다.

당초 예상치는 0.2% 감소였다.

또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7개월만의 최저인 0.1%에 그쳤다.

이에따라 FRB의 금리인하가능성이 커졌다.

3월중 주택착공건수는 1.3% 감소했다.

그러나 이것도 전달의 2.2% 감소율보다는 낮아 바닥신호로 해석됐다.

앞서 발표된 3월 소비자신뢰지수(향후 3-6개월간의 소비의향)와 기업들의 구매관리자협회지수(제조업경기의 바로미터)도 수개월간의 내림세에서 탈출,오름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지표호전에 대해 경기바닥론을 들먹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일각에서는 회복론까지 거론한다.

미제조업협회의 제리 자시노스키회장은 "경기회복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며 문제는 회복세의 강약 여부라고 지적했다.

뱅크원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다이언 스웡크도 "미경제가 바닥을 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바닥을 쳤다는 게 다소 지나친 표현일수 있지만 적어도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바닥론을 경계하는 지표들=지난 3월에 소매판매가 0.2% 줄었다.

1월에는 1.3% 늘고 2월에는 제자리걸음이었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감소했다는 것은 경기둔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따라서 소매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서기까지는 경기바닥론이나 회복론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6-9개월후의 경제상황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이 지수는 0.2% 하락했다.

퍼스트유니언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데이빗 오르는 "경기바닥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며 4월 지표들이 나올때까진 섣불리 말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한달동안 발표될 경기지표들을 좀더 살펴 본후에야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릴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훈 기자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