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의 거래량이 폭발했다.

현대그룹의 구조조정,반도체경기 등에 대한 상반된 시각으로 ''팔자''와 ''사자''세력간에 치열한 매매공방을 벌인 결과다.

27일 증시에서 현대전자는 하루 거래량이 1억주를 돌파하며 장세를 출렁이게 했다.

연이틀 거래량 최고치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거래량은 무려 1억1천4백26만주로 전체 거래량(4억3천3백27만주)의 26%에 해당하는 수치다.

거래대금도 3천9백28억원으로 거래소 총거래대금의 23%를 차지했다.

외국인도 이날만 2백80여만주를 순매도,연초 37%에 달했던 지분율이 20%로 줄었다.

데이트레이더들이 대거 참여한 까닭에 주가 변동도 심했다.

현대전자는 장초반에는 1백50원 가량 상승했으나 차익매물이 늘어나며 3백40원(9.74%) 떨어진 3천1백50원에 마감됐다.

한화증권 투자전략팀 이성재 차장은 "거래량 급증은 반도체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주가가 바닥권에 다다랐다는 시각이 확산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대전자의 구조조정과 주가명암은 전적으로 반도체경기에 달렸다"며 "현재 시점에서 바닥론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현대전자가 올해 상환해야 할 차입금(회사채 포함)이 5조8천억원이며 1·4분기가 1조8천억원,2·4분기가 7천7백억원 정도"라며 "D램가격만 안정되면 유동성 압박 문제도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신탁증권은 현대전자의 지난 1·4분기 실적과 관련,1월에는 영업부문에서 흑자를 달성했으나 2월과 3월에는 D램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거래량 급증을 단순히 데이트레이더들의 수익률게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특정 증권사에 거래주문이 폭증하는 등 향후 변동성을 노린 데이트레이더들이 몰리고 있다"며 "특히 액면가 미만 주식에 대한 세금감면효과도 데이트레이더들의 활발한 손바뀜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도 이날 자본잠식과 출자전환소식 등이 전해지며 거래량이 3천8백여만주를 기록했다.

이날 현대건설은 감자 가능성이 악재로 작용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