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개각"은 정치권 인사를 전면 배치해 행정의 "추진력"을 높이고,안보와 외교분야를 체계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기틀을 다지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동시에 경제부총리와 청와대경제수석등 경제팀의 핵심인사들을 유임시켜 그동안 추진해온 기업 금융 등 4대부문 개혁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의지도 담겨있다.

이는 김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기조와 지난해말 이후 표방해온 "강한 정부"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이번 개각으로 이한동 국무총리를 포함,모두 9명의 정치인이 행정의 전면에서 뛰게 됐다.

김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상대적으로 민심을 잘 읽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파탄 등으로 이완된 민심을 수습하면서 집권후반기 강한 개혁드라이브를 거는데는 "정치인 장관"이 제격이라는게 김 대통령의 생각이다.

발탁된 정치인중 김영환 과기부 장관,정우택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덕배 중소기업특위 위원장 등이 40대 현역의원이란 점도 이런 포석과 무관치 않다.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에 이어 ''젊은 피'' 수혈을 통해 내각에 역동성과 추진력을 불어 넣겠다는 얘기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도 "당정간 정책의 사전 사후협력을 강화하고 정치인 특유의 추진력을 행정에 접목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치인의 대거 입각은 공동여당간 공조체제를 확고히 하고 민국당을 ''3당 정책연합''의 틀로 편입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민국당 전당대회의 결과와는 관계없이 3당연합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다.

이번 개각의 또다른 특징은 대북 관계에 깊숙히 개입해온 임동원 국가정보원장을 통일부장관에 임명하고 국방과 외교분야에 미국통을 발탁한 것.

신임 한승수 외교통상부장관은 주미대사(93년)를 거쳤고,서울대 영문과 출신인 김동신 국방부장관은 한미연합사 부사령을 역임했을 정도로 미국내 인맥이 두터운 사람들이다.

이는 주변국뿐만 아니라 대미관계를 고려한 때문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이번 개각은 민심수습을 위한 문책성 인사의 성격도 띠고 있다.

한.미,한.러 정상회담 교섭과정의 비화를 공개해 파문을 빚은 이정빈 외교장관을 비롯,인천국제공항 개항연기론과 관련해 혼선을 빚은 김윤기 건설교통부장관을 경질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날 개각의 인선기준및 배경과 관련,박 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능력,개혁성,세대와 지역간 안배,국민적인 평가를 중요한 인선기준으로 삼았다"면서 "이번 개각을 계기로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의 정부"가 표방해온 각종 개혁과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