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금융시장을 들었다 놨다 하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

그의 막강한 파워와 미국 경제정책의 이면을 보여주는 책 ''경제대통령 그린스펀''(스티븐 베크너 지음,김경종·최남호 옮김,한울,2만5천원)이 나왔다.

단순한 개인 전기가 아니라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클린턴 대통령 시절까지 미국을 움직인 힘이 무엇인가를 폭넓게 보여준다.

주식시장과 금리 환율 등 실물경제 메커니즘을 알아야 하는 실무자들은 물론 국제경제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 개인 투자자,펀드매니저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저자는 그린스펀 의장과 FRB를 직접 취재한 금융 전문기자.

그는 그린스펀이 FRB 의장으로 취임한 1987년부터 96년까지 미국의 경제·금융·환율정책에 대한 FRB,미 행정부,의회의 각기 다른 시각과 파워 게임을 파헤쳤다.

FRB 이사들간 힘겨루기 등 내부사정도 생생하게 전달했다.

그린스펀의 능력과 관련된 얘기도 들어 있다.

FRB의장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력과 해박한 경제지식 그리고 논리적 설득력 등 세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그린스펀은 포드 대통령 때 정치에 입문해 워싱턴의 생리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워싱턴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테니스를 배웠고 백악관의 테니스 모임에 적극 참여해 인맥을 형성했다.

그는 금융과 경제에 정통했으며 월스트리트와 기업가들의 지지를 얻는데도 성공했다.

성격상 토론을 즐기고 상대방을 차분하게 납득시키는 능력도 뛰어나다.

그는 NBC방송의 안드리아 미첼 기자와 12년간의 열애 끝에 지난 99년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매주 두 세번의 리셉션이나 파티에 참석하는 것 외에는 집에서 야구경기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지낸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