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2헤어플러스'' 홈플러스 북수원점 김영일씨 ]

올해 미용사 경력 45년째인 김영일(57)씨는 지난해 가을 할인점 홈플러스 북수원점에미용실 "O2 헤어플러스"를 열었다.

대형 할인점이 새로운 쇼핑공간으로 인기를 끌어 장사가 잘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씨의 예상은 적중해 서울 강남에서 영업할 때 보다 수익이 두배 이상 늘고 있다.

김씨의 사례는 재 창업의 성공 케이스로 꼽힌다.

김씨는 12살 때 단돈 5천환을 들고 호남선 열차를 타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온갖 고생 끝에 프로 미용사로 평판을 얻은 김영일씨는 지난해 여름 까지만 해도 서울 강남에서 미용실 2개를 운영했다.

그러나 김씨는 지난해 강남에 있던 두개의 점포를 처분하고 홈플러스 북수원점에 입점했다.

60평짜리 미용실에서 2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던 김씨는 강남에서 영업을 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임대료가 턱없이 비쌌고 부유층 고객들의 까다로운 요구때문 이었다.

김씨는 최근 전국적으로 점포 수가 늘고 있는 할인점에 입점하면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보고 기회를 노려왔다.

새로 문을 여는 할인점 여러 곳을 찾던중 김씨는 홈플러스의 공개 입찰에서 입점권을 따냈다.

"대형 할인점은 입지가 좋은데다 고객층이 다양하고 가족 단위로 매장을 찾기 때문에 교차 판매(세트판매)로 수익성이 좋다"는 게 김씨의 설명.

게다가 서울 강남지역 주민 보다고객들도 서민적이어서 따뜻한 정을 느껴 일할 맛이 난다고 한다.

또 할인점의 경우 한 점포에서 영업 성과가 좋을 경우 새로 문을 내는 점포에 우선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김씨가 홈플러스에 입점하면서 투자한 비용은 총 2억5천만원.

인테리어 비용 1억2천만,기자재 3천만원 등이 들어갔다.

그러나 강남 점포를 처분한 김씨는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현재 북수원점의 매장 규모는 50평으로 15명이 일하고 있다.

월 매출은 4천만원을 넘고 있다.

순수익은 임대료 관리비 인건비 등을 제하고 8백만원 선이다.

할인점 측에는 임대료와 관리비 등의 명목으로 월 4백40만원 가량을 지불하고 있다.

김씨는 "대형 할인점에서 영업하면 손님이 많아 좋은 점이 많지만 개인숍으로 운영하던 때와 달리 철저하게 고객 중심으로 영업해야 하는 게 부담"이라고 말한다.

헤어플러스의 영업 전략은 "강남 보다 높은 서비스,동네 미장원 보다 낮은 가격"이다.

백화점 보다 높은 서비스에 할인점 보다 낮은 가격을 내세우고 있는 할인점 홈플러스의 요구 사항이기도 하다.

실제로 김씨는 모든 재료를 강남에서 구입한다.

비용이 다소 많이 들어가지만 고객들의 눈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가격은 커트 1만원,파마 3만원 등으로 강남의 절반 값에 서비스 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점포에서 근무하는 전직원을 3개월 마다 삼성 에버랜드의 서비스 아카데미에 보내 교육을 시키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