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기업 사장 6명과 감사 1명 등 모두 7명에 대해 경영혁신 부진 등을 이유로 무더기 해임을 통보한 것은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이다.

그동안 정부가 역점시책으로 추진해온 4대개혁 과제 가운데 가장 미흡한 공공부문 개혁을 촉진시키는 확실한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공기업들의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춰보자면 한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추궁은 정치적 이유 등으로 거의 이뤄지지 못했었고,그것이 공기업 개혁부진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무더기 퇴출은 우선 공기업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새롭게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경질대상에는 임기가 거의 끝난 최고경영자도 포함돼 있어 실효성 측면에서 다소 의문이 제기될 여지도 없지 않지만 ''불명예 퇴진''이라는 멍에를 씌운 것만으로도 책임추궁은 충분하다고 본다.

문제는 이같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가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철저하게 지켜질수 있느냐다.

퇴출대상 선정은 경영실적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감사원 지적사항 시정여부,노사문제,그리고 리더십과 도덕성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한 결과라고 한다.

다분히 분위기 쇄신 차원의 물갈이 성격이 짙고,따라서 일회성으로 끝날 우려도 없지 않다.

절대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차제에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정부 책임은 없는가도 철저히 반성해 보아야 한다.

최고경영자 상당수가 낙하산 인사로 인해 전문성이 부족한 정치인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 책임은 면키 어렵다.

이번 조치가 그러한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를 차단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고 보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국가경영의 성패와 직결되는 공기업의 최고경영자 인선은 정말 신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