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이어 프랑스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구제역이 발생,구제역의 전세계 확산 우려가 현실화됐다.

각국 정부는 도축·폐기 가축이동금지 소독 등 대규모 방역조치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발생하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또 축산물 가격파동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등 세계경제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구제역 전세계 확산=지난달 20일 영국에서 처음 발생된 것으로 확인된 구제역은 3주 만에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 남미 중동으로 빠르게 번져 나갔다.

지난달 23일에는 프랑스 벨기에 터키 등에서 구제역이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했으며 지난 5일에는 프랑스 남부 가르 지방 농가에서 구제역 증상이 있는 양이 발견됐다.

프랑스 농무부는 영국에서 수입된 양으로부터 구제역이 전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프랑스 이외에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등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13일에는 아르헨티나와 파키스탄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서도 구제역이 발견됐다.

<>각국 구제역 비상=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됨에 따라 각국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긴급 수의위원회를 소집,오는 27일까지 프랑스산 가축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육류 낙농품 등 모든 관련제품의 타지역 반출을 막았다.

미국 농무부는 프랑스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직후 모든 EU산 가축 및 육류 제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도 잇따라 EU산 육류에 대한 수입금지조치를 발동했다.

<>경제적 파장=각국이 앞다퉈 유럽산 가축·육류 수입금지 조치를 취함에 따라 유럽 축산업계가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유럽사회 전체의 경제적 파장도 우려된다.

특히 대표적인 농산물 수출국인 프랑스 등의 돼지고기 수출업자와 농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구제역이 휩쓸고 있는 영국은 구제역 파동으로 현재 1주일에 1억5천만달러 정도의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구제역 파동은 곡물시장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3일 미국 시카고 곡물거래소의 콩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약 1% 정도 내렸다.

관광업계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일랜드는 영국의 구제역 파문으로 인해 관광객이 1백만명 가량 줄어들고 6억3천5백만유로 상당의 관광수입 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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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파동 일지>

<>2월20일=잉글랜드 브렌트우드시에서 돼지 구제역 발생.
<>21일=유럽연합(EU),영국산 육류및 육가공품 우유 가축 수입 금지.
<>23일=영국 내 가축이동 7일간 전면 금지.
<>26일=영국 남서 데번주,북부 컴브리아주 등으로 구제역 확산. <>27일=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등 영국 전역으로 구제역 확산. <>3월2~3일=벨기에 프랑스 터키 등에서 구제역 의심 사례가 발생.유로터널,영국에서 온 모든 차량 살균소독 시작.
<>5일=프랑스 남부에서 구제역 증상 양 발견.
<>6일=EU 수의위원회 역내 가축이동금지.
<>7일=영국 구제역 감염 85건으로 확산.가축 8만마리 도살.
<>13일=프랑스 아르헨티나에서 구제역 발생 확인.영국 구제역감염 2백5건으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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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 구제역(foot-and-mouth disease)=소 돼지 양 염소 등 발굽이 갈라진 동물들에 발생하는 가축의 제1종 법정전염병.

동물에는 치명적이지만 사람에게는 큰 해를 미치지 않는다.

구제역에 걸린 동물은 입술 혀 잇몸 콧구멍 발 등에 물집이 생기고 다리를 절게 되며 식욕을 잃는다.

치사율은 감염된 동물의 나이와 종류에 따라 5~75%로 차이가 크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배설물을 통해서도 옮겨지고 바람을 타고 수십km를 이동하기도 하며 사람의 옷이나 신발에 붙어 전염되기도 하는 등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

사람은 구제역에 걸린 가축을 다룰 때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는 있으나 인체에 피해는 없다.

고기나 젖을 먹는 것만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1934년 처음 발생했으며 지난해 경기도 파주와 충청도 지역에서 발생,큰 피해를 입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