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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14일자) 북한 지체없이 회담에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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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13일 열기로 했던 제5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북측의 요청으로 돌연 연기돼 앞으로의 남북관계 일정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북한의 사정을 십분 이해한다하더라도 국제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임에 분명하다.

    북측은 이번 회담연기를 요청하면서 "여러가지를 고려해 (회담에) 나올 수 없다"고만 밝혔다.

    이를 유추해볼 때 북측의 속사정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대응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북측은 워싱턴에서의 정상회담을 지켜 보면서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에 불만을 표시해 왔다.

    미 국의 공화당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북 강경책은 이미 예견된 것이긴 했으나, 미 행정부 고위관리의 ''전제군주''니 ''사회주의 체제 붕괴''니 하는 언급은 북한에 회담 연기의 구실을 준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종래 우리측이 견지해 오던 신축적 상호주의에서 포괄적 상호주의로 변경한데 대한 북측의 입장정리가 안됐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회의적'' 시각에 우리 정부가 동조하는 듯한 인상을 준 것도 북한이 심히 못마땅해한 요인이 됐을 것으로 사료된다.

    셋째는 과거의 사례에서 보듯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자국의 이해가 크게 걸려 있는 사안일수록 벼랑끝 전술로 임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의 긴장 완화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북한의 위상은 크게 높아졌고 EU 국가들을 비롯한 세계 국가들과도 속속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있다.

    국제기구에의 가입도 순조로이 진행중이다.

    저간의 이런 상황속에서 북측의 돌발적인 태도는 국제사회에서의 북한 신뢰를 크게 저하시킬게 뻔하다.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미국은 우리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미사일, 핵 등 대량 살상무기에 대해 미국이 투명성과 검증을 천명했지만 우리도 이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던 터다.

    남북 양측은 할 일이 많다.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설치, 군사직통전화 개설, 국방장관회담, 경협회담 등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상반기로 예정된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도 당면한 현안이다.

    남측을 떠보기식의 태도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

    남북문제를 우리가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북한은 지체없이 회담장에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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