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 ''와'' 등으로 가요계 스타로 성장한 이정현(21)이 3년여 만에 다시 연기승부수를 띄웠다.

14일부터 방송하는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연출 이장수).

출연여부를 놓고 한동안 망설였다는 그는 "가수와 음반사를 주제로 한 드라마인 데다 이장수 PD에 대한 개인적 믿음 때문에 출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가 맡은 역은 가수가 되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고아원 출신 소녀 세나다.

지난 98년 출연한 드라마 SBS ''어느날 갑자기''나 KBS ''야망의 전설''에서 이렇다할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탓에 이번 만큼은 연기자로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싶다는 욕심이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동안에는 가수활동을 중단하고 연기에만 전념할 생각"이라는 말에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그동안 변신을 위해 바꿔야 한다는 기획사의 ''반협박''에도 지켜왔던 까만 생머리도 연기를 위해 노랗게 물을 들였다.

드라마 시작 이후 가장 힘든 게 체력관리다.

가수활동때는 서너시간만 자도 말짱했던 체력이 1주일 동안 밤샘촬영을 하면서 동이 났다며 엄살이다.

"노래할때는 재미있는데 연기는 역시 힘드네요.하지만 그래서 더욱 오기가 생겨요"

극중 세나는 가수가 되기 위해 같은 고아원 출신의 언니 연수(최지우)를 이용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독한 여자아이다.

자신을 친동생처럼 돌봐주는 언니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따르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않은 데 대한 반발심으로 거친 여자아이로 변해간다.

"아무 것도 가진것 없이 꿈만 믿고 사는 고아원출신의 소녀가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더욱 강한 척 하는 거예요.자신의 여린 내면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인 언니가 약속을 지키지 않자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된 것"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정현은 가수를 꿈꾸는 세나의 이미지에 맞춰 극중 발라드 가수로 변신해가며 직접 노래까지 부른다.

댄스풍의 노래에 익숙한 그에게는 발라드곡을 부르는 것도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저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생소하게 느낄 지 모르겠네요.댄스보다 부담이 되긴 하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가수 이정현의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해주세요.드라마에서 부른 곡들을 모아 음반도 만들 계획이에요"

이정현은 "이번 작품은 감독님과 출연진에 대한 믿음으로 시작해 믿음으로 끝내겠다"며 "출연결정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