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은 총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하반기엔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기가 다소 앞당겨질 수 있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등 한국경제를 관찰해온 외국금융기관들은 경기회복 시기를 여전히 하반기 이후로 늦춰 잡고있다.

향후 경기진행과 관련해서는 △일시적으로 둔화됐다가 신속하게 회복되는 ''V''자형 △하반기에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U''자형 △장기침체를 뜻하는 ''L''자형 등의 다양한 견해가 아직 뚜렷이 대립해 있다.

◇ 경기회복 낙관론 =전 총재는 이날 "각종 경제지표 증가율의 둔화세가 완만해지고 소비 및 투자심리도 다소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활성화 대책과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됐다는 것이 전 총재가 제시하는 근거다.

미국 증권사인 시티살로먼스미스바니도 최근 한국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 3분기부터 경기회복이 시작될 것이라며 ''V''자형 회복 시나리오를 점쳤다.

◇ 경기 신중론 =비관론자들은 최근의 경기반등 신호를 본격적인 경기회복 조짐이라기보다는 그동안의 급락세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열린 한국시장 투자설명회에서 경기 회복시기를 연말이나 내년 초로 전망했다.

미래에셋투신은 이날 월간채권시장 보고서에서 국내 경기는 V자형이 아니라 2∼3개월 주기로 생산이 증가와 둔화를 반복하는 ''W''자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경기회복 앞당기려면 =한국경제의 재상승은 미국경제 연착륙과 일본경제의 위기탈출 여부에 달려 있다는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자금경색 완화여부다.

이지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금시장의 온기가 경기저점을 앞당기는 데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