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백40억달러,2004년 3백억달러의 시장"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DC가 예측한 중국의 IT시장 규모다.

중국시장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올들어 이미 20여개의 기업들이 중국시장을 두드렸으며 최근에는 통신시장에 진출하려는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미 중국시장은 세계 IT업체들의 각축장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 휴렛팩커드 루슨트테크놀로지 노키아 모토롤라 등이 현지에 연구 거점은 물론 생산시설 등을 갖추고 현지화에 노력하고 있다.

중국 IT산업에 투자된 해외자본만도 1999년 70억달러가 넘었다.

시장조사 기관들은 중국이 미국에 이은 제2위의 IT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휴대폰 단말기 수요가 지난 한해에만 7천만대를 넘어서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위의 시장으로 부상한데다 인터넷 이용자도 2천2백50만명에 달할 만큼 급증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을 해외진출의 첫 관문으로 꼽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현황=올해들어 SK텔레콤을 비롯한 대기업과 20여개의 벤처기업이 중국진출을 선언했거나 이들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려는 것은 중국이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IT기술이 국내에 비해 아직은 떨어지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중국컨설팅 업체인 한중네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업체만도 1백여개에 달한다.

국내 IT기업들의 중국진출은 지난 98년 닷컴기업들의 주도로 본격화 됐으나 최근에는 솔루션기업들과 통신기업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특히 중국정부가 발주하는 프로젝트가 올해부터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SI기업 등 대기업과 솔루션 기업들이 두르러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제=국내 IT기업들중 아직 중국시장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낸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도 대부분 중국측 파트너와 업무제휴를 맺고 사업을 시작하거나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뛰고 있는 정도다.

전문가들은 중국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원인으로 중국의 특징인 "관시"(關係)와 국내 기업들의 조직적 공략의 부재를 꼽는다.

아이브릿지 엄상문 사장은 "중국의 사업파트너를 제대로 만나려면 5~6단계의 인적 계단을 밟아야 할 정도로 복잡하다"며 "사업파트너를 만나는 위험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국내 기업들의 중국내 사업파트너는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정부의 산하기관이기 때문에 우리도 정부차원에서 적극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차아나센터 배우성 사장은 "중국시장에 독자적으로 진출하기 보다는 국내 업체간 협력을 통해 진출하려는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과거 중국에서 발길을 돌려야했던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독자적인 힘으로 중국진출에 나서 제대로된 사업파트너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