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지존으로 세계시장을 누빈다"

마티즈는 대우자동차에 보배같은 차다.

대우가 부도와 해외매각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와중에도 현대(아토스)와 기아(비스토)를 멀찌감치 따돌린 채 8백cc급 국내 경차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피아트(친퀘첸토.1천cc) 포드(카.1천cc 및 1천2백cc) 등 내로라하는 경쟁차들과 정상을 다투는 등 말 그대로 "경차지존"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마티즈의 성공요인은 무엇보다 예쁘고 깜찍한 스타일에 있다.

차의 키를 낮추면서 실내공간을 넓히고 차의 색깔을 노란색이나 연한 녹색 등으로 다변화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었다.

특히 기능과 성능보다는 예쁘고 튀는 스타일의 차를 선호하는 20,30대 후반의 젊은층과 여성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성공 포인트다.

대우 국내 마케팅팀 최종열 부장은 "전체 자동차 고객중 여성층의 비중은 27~28%지만 마티즈의 경우는 53%에 달한다"고 말했다.

여성이 주고객층이어서 남편이 중형차를 가진 1가구 2차량 보유 가정의 경우 부인들은 거의 대부분 마티즈를 택하고 있다고 최 부장은 설명했다.

대우는 목표 고객층의 특성을 감안해 일본 스모선수나 젊은층 우상인 인기탤런트 채림 등을 모델로 채용, 재미있고 튀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마티즈는 한국과 영국 독일 이탈리아의 기술력이 결집된 차다.

기본설계는 영국 워딩연구소가 맡았고 리터당 22.2㎞의 연비에다 최대시속 1백44㎞, 최고출력 52마력의 엔진은 뮌헨연구소의 작품이다.

디자인은 피아트의 양산차를 많이 다뤘던 이탈리아의 이탈디자인이 맡았다.

마티즈란 차이름도 ''느낌,뉘앙스''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깜찍하면서도 빈틈이 없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 매력적인 차''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티즈 개발팀이 1998년 3월 첫 차를 내놓기까지 29개월간의 연구개발기간 동안 고심한 대목도 많았다.

무엇보다 국내 최초의 경차인 티코가 큰 차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못해 실패했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마티즈에 승용차(소형)같은 느낌을 불어넣어야 했다.

부평기술연구소의 이재용 이사는 "일반승용차처럼 마티즈의 키를 줄여 코너링 때 휘청거리는 경차 특유의 약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키가 큰 유럽사람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실내공간을 최대한 넓혀야 했다"고 개발과정을 회고했다.

3도어였던 경차에 최초로 5도어를 도입하고 오토보다 수동을 좋아하는 유럽인들의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연비를 높이고 무단자동변속기(CVT)를 장착한 것도 마티즈의 강점이라고 이 이사는 설명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말 ''타도 마티즈''를 외치며 터보엔진을 탑재한 아토스, 비스토를 각각 투입했지만 마티즈의 아성은 좀처럼 무너지지 않고 있는 것.

지난해 마티즈는 6만1천2백98대가 팔려 기아 비스토(2만2천4백15대), 현대 아토스(7천6백16대)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시장점유율은 67.1%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들어서도 터보엔진을 탑재한 비스토와 아토스의 거센 추격을 받으면서도 2월까지 8천1백13대를 팔아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