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ADVERTISEMENT

    [고두현 기자의 '책마을 편지'] CEO를 위한 채근담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칼은 강하지만 칼을 쥔 손은 부드럽습니다.

    굽힐 줄 모르는 나무가 강풍에 부러지듯 인생도 그렇지 않습니까.

    현명한 리더는 권세에 의지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도를 지키는 사람은 일시적으로 쓸쓸할 뿐이지만 권세에 기댄 사람은 결국 초라하고 처량해진다는 고금의 진리.

    ''채근담(菜根譚)''에 ''깨달은 사람은 현재보다 미래를 생각하느니 잠시의 쓸쓸함을 겪을지언정 영원히 후회하지 않는다''고 씌어 있습니다.

    군자가 난세를 살아가는데 있어 어떻게 하면 정도를 굽히지 않고 자신을 꿋꿋이 지켜나갈 수 있는가를 깨우쳐 줍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CEO 채근담''(홍자성 지음,심상우 옮김,일송미디어)이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CEO(최고경영자) 뿐만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신선한 샘물 같은 청량감을 주는군요.

    한자에 얽매이지 않고 원문 주해와 현실을 접목시키면 읽는 맛이 더 납니다.

    ''마구 날뛰는 말도 잘 길들이면 훌륭하게 부릴 수 있고 사방으로 튀는 쇳물도 잘 다루어 틀에 부으면 멋진 물건이 된다''

    아무리 천성이 나쁜 사람도 꾸준히 노력하고 수양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죠.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방법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기업이 어렵거나 국가에 위기가 닥쳤을 때 ''초심을 지키라''는 충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곤궁에 처하면 마땅히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 자신을 되짚어봐야 합니다.

    초창기의 용기와 의욕을 되살려 난관을 극복할 수 있지요.

    반대로 일이 잘 진행될 때도 신중해야 합니다.

    옆을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내달린다면 허방에 빠질 수 있습니다.

    성공한 CEO와 관리자는 중간점검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스스로를 단단하게 추스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몇 구절 더 읽어드릴까요.

    ''뜻은 높게 처신은 겸손하게''''남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인정받아라''''3가지 재주 중 2가지는 감추어라''''일에서 물러서려거든 전성기에 물러서라''

    저자는 ''하늘이 내 몸을 수고롭게 하면 마음을 편안히 하여 수고로움을 보충하고 하늘이 내 처지를 불우하게 하면 도를 높여 이를 꿰뚫게 하리라''고 했습니다.

    고달픈 삶에 힘겨워하는 수많은 이웃들에게 이 한마디는 얼마나 큰 힘인지요.

    직장 동료나 선·후배 사이에서도 새겨둘 만한 대목이 많습니다.

    ''굼벵이는 하찮지만 매미로 변하여 맑은 이슬을 마신다.썩은 풀은 빛이 없지만 개똥벌레로 변하여 빛을 낸다.진실로 깨끗한 것은 더러움 속에서 나오고 밝은 것은 어둠 속에서 생겨나는 법''

    세상을 가장 즐겁게 사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길을 걷다가 좁은 곳에 이르면 한 걸음 물러서서 다른 사람이 먼저 지나가게 하고 맛좋은 음식은 3분의 1 정도 덜어 다른 사람이 맛보도록 하는 게 일극안락법(日極安樂法)이라고 합니다.

    늘 쫓기는 기분에 시달리거나 치열한 경쟁에서 소외됐다는 느낌이 들 때,행운은 왜 나만 피해가는가 하고 울적해질 때 이 책은 가장 따뜻한 말벗이 됩니다.

    kdh@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레알 마드리드는 어떻게 이기는 조직이 되었나

      전 세계 스포츠 산업이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아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하던 시기,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한 축구 클럽이 있다. 스페인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 CF'다. 경기 성적만 놓고 봐도 레알 마드리드는 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을 기록한 세계 최정상 클럽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 팀의 진정한 위대함은 경기장 밖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포브스와 딜로이트가 매년 발표하는 구단 가치·수익 순위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수년째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신간 <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왜 늘 승리하는가?' 저자는 이 클럽의 성공을 우연이나 스타 선수의 힘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레알 마드리드를 하나의 ‘조직’이자 ‘기업’으로 놓고, 지속 가능한 승리를 만들어낸 구조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저자 스티븐 G. 맨디스는 금융과 스포츠 비즈니스를 동시에 연구해 온 독특한 이력의 학자다. 책이 강조하는 레알 마드리드 성공의 핵심은 ‘데이터’가 아니라 ‘문화와 가치’다. <머니볼> 이후 스포츠와 기업 경영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거의 교리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저자는 레알 마드리드가 숫자를 활용하되, 숫자에 지배되지 않는 조직이라고 말한다. 조직의 목표와 가치가 분명히 공유돼 있기에 데이터는 도구로 기능할 뿐, 방향을 대신 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상징적인 사례가 2018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방출이다. 여전히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던 슈퍼스타였지만, 연봉 정책이라는 원칙을 흔들자 레알 마드리드는 미련 없이 결별을 택했다. 개인보다 팀, 팀보다

    2. 2

      평등은 언제부터 폭력이 되었는가

      <케빈에 대하여>로 모성과 폭력이라는 금기를 건드렸던 라이오넬 슈라이버가 신작 <마니아, 평등에 미친 시대>로 다시 한 번 시대의 신경을 정면으로 찌른다. 이번 표적은 ‘평등’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평등이 동일함으로 변질될 때 발생하는 집단적 광기다. 소설은 지극히 평범한 두 친구 피어슨과 에머리의 40년에 걸친 우정을 따라간다. 이들의 관계는 젠더 논쟁과 차별 이슈, 정치적 올바름이 극단으로 치달은 사회 속에서 서서히 균열된다. 누군가는 순응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끝까지 생각하려다 추방된다. 작가는 이 과정을 통해 특정 이념을 비난하기보다, 우리가 왜 ‘선한 명분’ 앞에서 사고를 멈추는지 묻는다. 이 작품의 가장 섬뜩한 지점은 폭력이 언제나 제도나 검열의 얼굴로만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회가 조용히, 집단적으로 거짓에 동의하는 순간, 관계는 무너지고 언어는 처벌의 도구가 된다. 블랙코미디 특유의 냉소와 정밀한 심리 묘사는 웃음을 유발하는 동시에 불편한 자각을 남긴다. 이 책은 분열을 조장하는 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분열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평등은 언제나 선한가, 그리고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이 소설은 그 질문을 독자의 손에 남긴 채, 오래도록 불편한 여운을 남긴다.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3. 3

      한국보다 서양 입맛?…‘어쩔수가없다’ 美서 ‘실속 흥행’

      오스카(미국 아카데미상) 레이스를 시작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북미 시장에서 ‘조용하지만 실속 있는’ 박스오피스 매출을 거두고 있다.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낸 한국보다 북미 지역에서 더 인정받는 모양새다. 현재 미국 주요 대도시 위주로 제한 상영 중인 영화는 오는 16일부터 북미 전역 500곳 이상으로 상영 극장을 대폭 넓히며 흥행을 노린다.8일 미국 영화흥행 순위 집계 플랫폼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어쩔수가없다’(No Other Choice)는 지난 주말(2~4일) 기간 약 1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전체 개봉작 중 12위를 기록했다. ‘아바타: 불과 재’ ‘주토피아2’부터 최근 북미 영화시장에서 신진 명가로 떠오른 A24가 역대 최대 제작비를 쏟아부은 ‘마티 슈프림’ 같은 쟁쟁한 작품들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골수 영화팬과 영화계 관계자를 노린 ‘제한 상영’(Limited Release)이긴 하지만, ‘전국 상영’ 영화 틈바구니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셈이다.45개 극장에서 실속 챙겨눈길을 끄는 지점은 상영극장 수와 극장 당 평균수익(PTA)이다. 순위권에 오른 다른 영화들이 적게는 312개(햄넷·75만 달러)에서 많게는 3835개(아바타3·4100만 달러)의 극장에서 관객을 동원한 것과 달리 ‘어쩔수가없다’는 단 45개 극장에서만 상영됐기 때문이다.‘어쩔수가없다’의 PTA는 약 2만2000달러로, 15개 영화의 평균 PTA(4931달러)의 4배가 넘는다. 제한 상영 특성상 관객 집중도가 높긴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주말 내내 상영관 좌석을 다수 채운 ‘고효율 영화’로 볼 수 있다. ‘어쩔수가없다’보다 1주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