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아버님의 시 ''향수''를 함께 암송하던 것 생각나세요?""그럼,그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0년이라니…"

''향수''의 시인 정지용(1902∼50)의 아들·딸이 헤어진 지 51년만에 상봉했다.

북측 방문단 일원으로 26일 서울에 온 정지용 시인의 둘째아들 구인(67)씨가 남쪽에 사는 형 구관(73)씨와 여동생 구원(66)씨를 만난 것.

실종된 아버지를 찾으러 나갔던 중학생 구인씨는 노인이 돼서야 서울로 돌아왔다.

''검은 귀밑머리 날리던 어린 누이''도 고희를 바라보는 할머니가 됐다.

"아버님은 어떻게 돌아가셨니.(아버님) 소식은 알았던거냐"

형 구관씨는 동생의 얼굴을 부여잡고 아버지 소식부터 물었다.

6·25전쟁때 납북된 아버지의 사망일시와 장소,원인 등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머니(송재숙·71년 작고)가 네 소식이라도 알고 눈을 감으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구관씨는 아버지의 시집과 영정을 내놓았다.

구원씨도 ''향수''를 노래로 만든 카세트테이프 등을 선물로 준비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