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루 거스너는 CEO취임 직후부터 블루칼라로 대변되는 파란 셔츠를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워 전형적인 화이트칼라 집단인 IBM사람들에게 급격한 정신적 변화를 요구했다.

이것은 최고의 화이트칼라 계층임을 자부하는 IBM 직원들에게 블루 칼라의 태도를 촉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루 거스너 개인적으로 볼 때는 전임자와의 차별화를 분명하게 보여준 효과적인 자기 PR방법이었다.

그 결과 유례없는 대량 해고 후 IBM을 반석 위에 올려놓고 최고의 CEO로 평가받게 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최고 경영자가 바뀌면 회사 경영 방법이 모두 바뀐다.

대통령이 바뀌면 전임자가 만든 괜찮은 제도까지 쓸데없이 뜯어 고쳐 국민들을 불편하게 만들 정도로 리더가 바뀌면 모든 것이 다 바뀌는 것이 관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전임자와의 뚜렷한 경영 및 이미지 차별화에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자기 PR에 서툴기 때문이다.

오랜 군사 정권 후에 문민정부임을 내세워 당선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전임자인 군사 독재자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국무회의 때 웃옷을 벗고 와이셔츠 바람으로 회의를 주재해 주목을 받았다.

군사정권의 획일화된 분위기를 벗고 국민의 직접선거를 통해 당선된 문민 대통령임을 내세우기 위한 시도였을 것이다.

물론 모든 회의참석자가 일사분란하게 대통령과 똑같이 와이셔츠 바람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TV로 방영돼 단지 웃옷을 벗고 와이셔츠 차림을 자주 보여준 노태우 전대통령이 전임자와 차별화 된 것은 "노태우는 물태우"라는 닉네임과 잘 맞는 우유부단한 이미지뿐이라는 비난을 들었지만 자기 PR 환경을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평가받을 만 하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자기 PR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저는 원래 굴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골초였습니다.
그런데 이름 때문에 담배를 끊고 말았습니다. 제 이름은 정금연이거든요.

사람들이 저보고 "정말 금연을 해야돼? 그런데 왜 당신은 피워? 그러니까 우리들도 더 피우고 싶단 말야. 정말 금연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면 연기 좀 그만 피워대"하며 핀잔을 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농담으로만 들었는데 자주 들으니까 책임감 같은 것이 생기지 뭡니까? 나만이라도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이 사람들이 담배를 덜 피우겠구나 싶은 거지요.

그래서 담배를 끊어 버렸습니다. 저는 움직이는 금연 광고판입니다. 우리 모두 금연합시다. 제 이름은 정금연입니다"

공무원 교육원에서 이사관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 인터뷰 과정"에서 강의할 때 자기 소개를 하도록 하자 정금연씨가 한 자기 소개 내용이다.

어떤 모임이건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는 자기 소개를 하게되어 있다.

이 때 인상적인 자기 소개를 한다면 두고두고 그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자기 소개 시간이야말로 자기 PR의 최적의 장소이며 퍼스널 브랜드 이미지를 인상적으로 심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평소 자신을 인상적으로 소개할만한 이야기 거리를 준비해 유용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CEO 대상 국제 비즈니스맨 초청 조찬 강좌에서 미국의 인터넷 광고 회사 "더블 클릭"의 공동 CEO 캐빈 오크너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캐빈 오크너는 드와이트 메리맨과 96년 30대 후반의 나이로 인터넷광고 회사를 차려 3 년만에 나스닥에 올린 닷컴 시대의 화제 인물이었다.

그는 "나를 로빈 윌리암스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자기 소개로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정말 그의 모습은 영화 배우 로빈 윌리암스를 많이 닮았다.

나는 이 때 특별히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PR 환경을 적절하게 이용하게 됐다.

질문을 시작하기 전에 "당신은 로빈 윌리암스보다 훨씬 낫다"고 말해 시선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는 "뭐가 나으냐? 내가 그보다 더 웃기게 생겼느냐?"고 반문을 했고 나는 "불행하게도 당신이 더 핸섬하다"라고 답해 사람들이 와르르 웃게 만들었다.

일시에 심각하고 무거웠던 분위기가 밝아졌다.

그 때문인지 조찬강의가 끝난 후 나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이며 "사업을 시작하신다구요? 도울 일 있으면 돕겠습니다"하며 인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강의가 끝난 후 나는 캐빈 오크너와 명함을 주고받았으며 비즈니스를 위해 서로 도울 일 있으면 연락하자고 했다.

내가 e-메일을 띄우자 캐빈 오크너는 언제든지 만나 비즈니스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그러나 놀랍게도 기업체에 강의를 나가보면 질문하는 사람이 매우 드문 것을 알 수 있다.

자기 PR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조차 이처럼 좋은 자기 PR의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직장의 자리 이동시, 자기 소개를 할 때, 강의 후 질문을 할 때, 회식 자리에 갔을 때, 타인을 처음 만났을 때 등 자기 PR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요소는 곳곳에 널려 있다.

"퍼스널 브랜드"는 자기 PR환경을 스스로 만드는 태도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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