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수가 또다시 1백만명을 넘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노동전문가들은 2월중 실업자가 1백5만명(실업률 4.9%)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4분기 실업자를 94만명,실업률을 4.3%로 끌어내리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위협받고 있다.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제2차 경제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쉽게 꺽이지 않을 기세이다.

그런만큼 한번 직장을 잃은 사람이 정규직으로 들어가는 문은 바늘 구멍만큼 좁아진지 오래다.

그러나 이런 틈새를 비집고 정부의 각종 지원제도를 활용해 재취업하거나 창업에 성공해 새출발하는 실업자는 의외로 많다.

이들이 실업 극복을 위해 찾은 해법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김연경(36)길벗여행사 사장은 지난 99년의 고통스러웠던 나날을 결코 잊을 수 없다.

5년동안 근무했던 항공사 승무원을 그만둔 처지에서 남편과 헤어져 두딸을 혼자 키워야 했기 때문이다.

중소여행사에 입사했으나 월급도 제대로 못받고 해고당하는 등의 ''불운''이 이어졌다.

실의에 빠진 그는 실직여성가장 창업지원 광고가 실린 신문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지난해 10월 근로복지공단 의정부지사에 창업신청을 내 전세보증금 4천만원짜리 점포를 지원받았다.

과거의 경험을 살려 세운 길벗여행사는 순항중이다.

최근 파주시 지정여행사로 선정돼 시청 청사 민원실안에서 여권접수대행업까지 맡고 있다.

4명의 직원에게 월급을 주고도 세가족이 살아가기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김 사장은 "여성가장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 두려워 창업지원 신청을 주저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용기를 내면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충고했다.

고양시 일산구 호수공원 앞에서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이갑열(44)씨는 "요즘 살아가는 재미를 느낀다"며 자신감이 넘쳤다.

98년11월 건영의 자재부 차장으로 있다가 퇴직할때만 해도 앞날이 막막했다.

9개월만의 준비끝에 이씨는 지난해 8월 집을 담보로 5천만원을 빌리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점포지원을 받아 28평 규모의 식당을 열었다.

식당이름은 지난 70년대 인기 방화였던 ''청춘극장''으로 정했다.

인테리어도 영화 포스터와 옛날의 초등학교 마룻바닥으로 장식,과거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했다.

생모듬 주물럭과 김치찌개의 인기가 높아 매일 80만∼1백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급 시각장애인 김상순(38)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역삼동에 안마지압원을 열었다.

10년동안 수많은 안마시술소를 돌며 일당 5만원을 벌어 생계를 유지해오다 내린 결단이었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5천만원을 지원받아 17평규모의 점포를 전세로 얻은게 큰 도움이 됐다.

아직 어려움이 없지 않지만 내 점포가 있다는 사실이 든든하기만 하다.

김 사장은 "장애인자영업창업지원금은 이자가 낮아 쓸만 하다"며 "사업아이템을 확실히 정한뒤 자금지원을 신청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승욱·김희영·홍성원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