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웅 < 서울대 전자컴퓨터학부 교수 >

정보시대에 걸맞은 차세대 영상매체가 신산업으로 움트고 있다.

브라운관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앞으로는 초고속으로 전송되는 정보를 받아 멀티미디어로 정확하면서도 실감나게, 게다가 양방향 대화를 가능케 하는 영상매체만이 살아남을 전망이다.

초고속 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의 양은 곧 초당 1기가(10억)비트를 쉽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영상매체는 정보전달 과정에서 사용자가 최종적으로 접하게 되는 표시장치다.

멀티미디어 시대에는 쌍방향 채널 기능을 가지면서 휴대할 수 있고 대형 화면이면서 해상도가 높은 평판 영상매체를 요구한다.

최근의 예만 보더라도 평판 디스플레이 장치 기술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노트북의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벽걸이 PDP(플라즈마 표시장치) TV 등과 같은 신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디스플레이 장치는 기존의 브라운관 시장을 급속하게 대체하고 있다.

◆ 제2의 혁명기 =정보 디스플레이 매체 산업은 지금 제2의 혁명기를 맞고 있다.

최근 들어 액정표시장치와 같은 가볍고 휴대하기에 적합한 장치를 비롯 PDP 등 대형 벽걸이 TV를 구현하는 데 쓰이는 새로운 표시장치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환기에 접어든 것이다.

급속히 증가하는 정보는 더 이상 전보나 라디오, TV 뉴스 같은 매체를 통해 제대로 전달되기에는 벅차다.

디지털기술, 반도체 및 광 기술, 네트워킹 기술의 발전에 의해 구현이 가능해진 멀티미디어를 통해 휴먼 인터페이스가 허용되는 쌍방향 대용량 정보 전달이 가능한 매체가 미래 디스플레이산업의 주인공이다.

◆ 쌍방향 대화 =인간이 문자를 발명하면서 이용되기 시작한 편지는 A4용지 한 장에 약 30K비트의 정보량을 담을 수 있고 정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량은 1초에 1백60비트 정도다.

반면 음향정보는 대화를 통해 1초간 약 80비트의 정보를 보낼 수 있으며,1회 전화 통화에 48K비트 정도의 정보량이 오갈 수 있다.

이에 반해 화상정보의 경우 컬러 인쇄된 종이는 1장당 수백 메가비트, TV의 동화상인 경우 1초간 1백메가비트 이상의 정보량이 전달될 수 있다.

이처럼 화상정보는 문자정보나 화상이 없는 음향 정보에 비해 정보 전달량이 월등히 많을 뿐 아니라 현장감이 뛰어나기 때문에 정보 전달 요구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앞으로의 정보 전달매체 주변에는 융합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기존의 유선전화는 모바일화 요구에 의해 무선전화로 바뀌고,현장감 요구에 의해 차세대 영상이동통신인 IMT-2000이 등장하고 있는 최근의 추세가 단적인 예다.

TV의 경우 단순 뉴스 전달이나 TV 방송국에서 제공하는 드라마,오락, 스포츠만 즐기는 전달매체가 아니라 원하는 비디오를 주문한다든지, 인터넷 접속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능을 갖는 쌍방향 인터페이스가 가능한 전달 매체로 바뀌어 갈게 분명하다.

◆ 시장 규모 =디스플레이 장치의 시장 규모는 지난 1997년 전세계적으로 5백5억달러어치 정도였다.

이후 연간 6.1% 정도의 성장세를 보여 오는 2005년에는 8백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운관의 경우 1997년 3백55억달러 정도로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의 70%에 달했으나 오는 2005년에는 50% 정도로 비중이 축소될 전망이다.

반면 LCD(액정표시장치)와 PDP 같은 평판 디스플레이 장치는 같은 기간동안 26%에서 50%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15% 이상의 급격한 신장세를 보일 것이란 얘기다.

평판 디스플레이 장치 중 PDP는 앞으로 연평균 50%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지난 2000년의 경우 LCD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평판 디스플레이 장치의 78%에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과 일본의 PDP 메이커가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경우 PDP는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kwhang@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