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유럽시장에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제5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 차려진 한국영화 종합홍보관은 영화제 기간내내 유럽 바이어와 해외영화제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원한 한국부스에 나와있는 국내 배급업체는 미로비전 시네클릭아시아 CJ엔터테인먼트등 3개.이들이 들고온 작품중 특히 경쟁부문 진출작인 "공동경비구역 JSA",포럼초청작인 "반칙왕"을 비롯해 "플란다스의 개"등이 집중적인 관심을 얻고있다.

사실 베를린 마켓은 칸이나 밀라노 견본시같은 유수 필름마켓에 비해 "시장기능"이 떨어지는편.일단 규모가 작은데다 2월말 열릴 아메

리칸 필름 마켓(AFM)의 사전홍보장 정도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한국 부스에서 만난 영화진흥위원회 해외진흥부 박덕호 국제교류팀장은 "시장분위기가 침체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부스가 성황을 누리고 있는것은 그만큼 유럽시장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99년 칸마켓을 시작으로 국내 처음으로 해외 영화 마켓 개척에 나선 미로비젼의 이송원 이사는 "1,2년전만해도 한국영화마켓시사회를 찾는 관객은 십수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는 3백여석이 거의 다 찰 정도"라며 "초기 1~2만달러가 고작이던 편당 수출가격이 근래들어 평균 10배이상씩 뛰어올랐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 회사의 해외마켓 판매실적은 첫해 70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1백7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세배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영화의 해외 리메이크도 눈에 띈다.

독일 배급업자인 바바리아 필름은 98년 이 영화제 포럼부문에 초청된 장윤현 감독의 "접속"을 리메이크한 "Frau2 Sucht Happyend"를 올 마켓시사에 공개했다.

이에앞서 미국에서는 역시 장윤현 감독의 "텔미섬딩"의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해오기도 했다.

이 이사는 "보통 영화제에서의 흐름이 실제 시장보다 2~3년정도 앞서간다는게 영화계의 중론이라"며 "몇년전 영화제에서 집중조명받은 중국영화들이 최근 세계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질좋은 영화만 꾸준히 제작된다면 한국영화의 세계시장 전망은 밝다"고 내다봤다.

이와관련 영화계 관계자들은 "국내 배급업자들 사이에 공동전선을 구축해 해외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스타감독 중심으로 영화를 홍보하는등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베를린=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