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은행 합병을 앞두고 국민주택기금 처리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유환 국민은행 상무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주택은행이 위탁 운용하고 있는 41조원 규모의 국민주택기금중 고정이하불건전여신이 수조원대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합병에 앞서 주택기금의 부실 책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을 주택은행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주택은행은 국민주택기금법에 따라 부실여신에 대해 별도의 충당금을 쌓지 않고 있다"며 "주택기금이 부실화될 경우 건설교통부 등에서 합병은행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만큼 합병 전에 주택기금의 부실여신에 대한 책임문제를 마무리지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은행은 이에 대해 "국민주택기금은 지난해부터 기금 자체에서 7백2억원의 충당금을 쌓아놓고 있고 주택은행은 위탁운용할 뿐"이라며 "회계도 별도 처리하고 있으므로 주택은행이 기금에 대해 책임질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나갈 때 담보를 잡는 데다 담보가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기 때문에 부실이 생기더라도 주택은행이 책임져야 할 부분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주택은행은 현재 이 기금의 총자산이 41조2천억원, 대출잔액은 37조2천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지난해 9월 ''금융기관의 국가기금 운용실태''를 통해 1999년 말 기준으로 국민주택기금의 고정이하불건전여신 규모가 전체 대출금의 7.7%인 2조7천7백억원에 이르고 있음에도 주택은행이 대손충당금을 한푼도 적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병연.이상열 기자 yoob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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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 국민주택기금 =서민들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25.7평 이하 국민주택 규모의 주택을 건설할 때 건설업체에 저리 대출되거나 전세자금 융자 등에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