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에서 더블보기를 하고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연장전에서 두 선수가 똑같이 잠정구를 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 PGA투어에서 벌어졌다.

12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파인즈GC 남코스(파72)에서 열린 뷰익인비테이셔널(총상금 3백50만달러) 최종일.

필 미켈슨(31),데이비스 러브3세(37),프랭크 릭리터(32) 등 3명은 정규라운드 합계 19언더파 2백69타로 동타를 이뤄 서든데스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첫홀은 짧은 18번홀(파5·4백98야드)에서 열렸다.

세 명 모두 2온.

러브3세는 볼을 홀 3.6m 지점에 가장 가깝게 떨어뜨렸으나 이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모두 버디를 잡아 승부는 16번홀(2백3야드)로 이월됐다.

우승 기회를 놓친 러브3세가 티샷을 벙커로 보내 보기를 범하며 먼저 탈락하는 불운을 맞았다.

연장 세 번째 홀은 17번홀(4백25야드).

지난해 챔피언인 왼손잡이 미켈슨이 날린 티샷이 슬라이스가 되며 페어웨이 왼쪽 계곡으로 날아갔다.

2연패의 꿈이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릭리터의 티샷도 미켈슨을 그대로 따라갔다.

둘 다 잠정구를 치는 소동 끝에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다시 티잉그라운드로 돌아갔다.

릭리터는 1벌타 후 세 번째 티샷을 페어웨이에 잘 떨어뜨렸다.

그 반면 미켈슨은 또다시 왼쪽 계곡 쪽으로 날아가 러프에 떨어졌다.

미켈슨은 그러나 그 볼을 홀 7.5m 지점에 떨어뜨리며 4온에 성공했다.

라이가 좋았던 릭리터의 볼은 홀 3.6m 지점에 멈추었다.

릭리터가 유리한 상황.

미켈슨은 보기 퍼팅이 약간 짧았으나 더블보기로 막았다.

''위닝 퍼팅''을 남겨놓은 릭리터의 보기 퍼팅은 그러나 홀을 1.2m나 지나쳤고 설상가상으로 그 리턴 더블보기 퍼팅도 실패하며 다 잡은 우승을 헌납했다.

통한의 트리플보기.

미켈슨은 시즌 첫승,프로통산 18승째를 따냈으며 상금 63만달러(약 7억9천만원)를 챙겼다.

타이거 우즈(26)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추가하며 선두 추격에 나섰으나 2타차로 단독 4위에 그쳤다.

최경주(31·슈페리어·스팔딩·88CC)는 이날 1오버파 73타(버디 3개,보기 4개)를 기록,합계 7언더파 2백81타로 공동 48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