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공룡박물관 건립 후보지 선정을 놓고 당초 방침을 바꿔 나눠먹기식으로 선회함에 따라 해당 시·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도는 오는 2009년까지 사업비 6백50억원을 들여 부지 2만평,연면적 5천평 규모의 공룡박물관을 도내 1곳에 건립키로 하고 일선 시·군으로부터 유치신청을 받아 선정작업을 벌여왔다.

도는 그러나 최근 유치경쟁 과열과 일부 시·군이 제기한 공정성및 객관성 시비를 이유로 오는 10일로 예정됐던 후보지 결정을 무기연기하고 해남에 박물관이 아닌 ''도립 공룡전시관''을 건립하고 대신 여수에는 ''해양사박물관''을 세운다는 대안을 내놨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해당 시·군은 "후보지 선정을 불과 며칠 앞두고 도립 공룡전시관과 해양사박물관으로 분리 추진하는 것은 전형적인 나눠먹기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해남과 여수에 각각 들어서는 전시관과 박물관은 명칭과 규모만 다를 뿐 모두 공룡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복투자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게다가 1차후보지로 선정된 여수 해남 보성 등 3개 시·군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미 홍보 영상물 등 선정심사 보고자료를 만들어 놓은 상태여서 행정력과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다.

특히 도가 입지선정위원회와의 의견조율과정도 갖지 않고 일방적으로 방침을 선회한데 대해 "후보지에서 탈락한 시·군의 거센 반발과 내년 지자체선거를 지나치게 의식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태가 이처럼 악화되자 도립공룡박물관 여수유치위원회(위원장 김홍룡) 위원들과 여수 출신 도의원,여수시의원 등 10여명은 7일 오전 김재철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방문,공룡박물관 건립 재검토 방침에 대해 항의했다.

또 일부 지역민들은 최근 입지선정위원들에게 항의전화를 걸어 위원들이 잠적하는 등 상당한 후유증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